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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제학자들 “연착륙 가능하다”…1년 전 침체 전망 뒤집어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연착륙·금리 인하 대체로 동의
장기 전망엔 의문…“인구 고령화·무역 분절화 등 역풍”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 앞에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Getty Images via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1년 전 경기 침체 불가론을 뒤집은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나아지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5∼7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미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의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연착륙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에미 나카무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인플레이션) 전환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측에 겸손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매우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존 시각이 잘못됐다는 점도 인정했다. 1년 전 연차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려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으나 지난해 경기 침체를 초래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다가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노동자 수가 견조하게 증가했고 실업률은 3.7%로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5일 발표했다. 다우존스 뉴스와이어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오는 11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3%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학자는 10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기존 경제모형을 기계적으로 대입해 경제를 전망한 것이 실수였다고 자성했다.

제임스 하인즈 미시간대 교수는 “우리는 애초에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둔화한 것에도 놀라지 말아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월가 전문가들처럼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함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각에 대체로 동조했다.

중앙은행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인 ‘테일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 금리도 더 낮아질 것”이라며 연준의 기준금리가 3∼4%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거나 시장의 기대만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우리는 경제의 지속가능한 길을 향해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인플레이션은 다시 살아나 우리가 이룬 진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미 경제가 팬데믹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은 거의 내놓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선 단기보다 어둡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장기적 경제 성장을 위해선 인구 고령화, 글로벌 분쟁 증가, 국제 무역의 분절화 등의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상당한 역풍을 상쇄할 수 있는 지속적인 생산성 제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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