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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737 맥스’ 시리즈 또다시 보잉의 ‘악몽’ 됐다
2차례 추락 B737 맥스, 이번엔 동체 파손
美 FAA, 해당 기종 171대 운항 정지 명령
B737 맥스9 새 기체가 워싱턴 주 렌턴에 위치한 보잉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연이은 추락사고를 일으켰던 B737 맥스가 또다시 보잉의 ‘악몽’이 되고 있다. 보잉의 부활을 이끌 기대주였던 B737 맥스 시리즈가 이번엔 동체 파손이라는 심각한 안전사고를 내면서 올해를 ‘경영회복의 원년’으로 선포한 보잉의 목표는 벌써부터 삐걱대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항공청(FAA)은 전날 비행 중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한 B737 맥스9 항공기의 미국 내 운항을 일시 중단할 것을 자국 내 항공사들에 명령했다.

FAA는 긴급 명령을 통해 “미국 항공사가 운항하거나 미국 내에서 운항되는 외국 항공사의 일부 보잉 737 맥스9 항공기에 대해 즉각적인 점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점검은 항공기당 4~8시간 소요되며, 전 세계 항공기 중 약 171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싣고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여객기는 지난 5일 이륙 직후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 긴급 회항했다. 여객기는 큰 폭발음과 함께 날개 뒷쪽 부근의 창문과 동체 일부가 뜯겨져 나갔고 기내에는 산소 마스크가 내려오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포틀랜드 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B737 맥스9의 동체가 뜯겨져 나간 모습. [AP]

미 국가교통안정위원회(NTSB)는 동체 패널이 손상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위원장은 “도어 개구부 주변의 구성품과 가압 장치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B737 맥스 시리즈 중 동체를 연장한 맥스9은 객실에 보다 많은 좌석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상구 설치를 고객사가 선택할 수 있다. 사고기를 운항한 알래스카 항공은 항공기 내부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문 모양의 개구부를 덮기로 결정했는데 이를 가리는 패널 조립이 제대로 됐는지가 조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B737 맥스는 보잉이 개발한 차세대 주력 여객기로 2017년부터 항공사에 인도돼 상업 운항을 하다가 2019년 3월 14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2018년 10월과 이듬해 3월 각각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와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기체가 잇따라 추락해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양력을 유지하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에 결함이 발견됐다. 2020년 11월이 되어서야 FAA는 운항 재개 명령을 내리면서 “보잉이 설계를 변경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잉은 B737 맥스 시리즈의 운항이 중단된 이후부터 적자에 허덕였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업계 업황이 나빠지면서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되며 적자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고는 보잉을 안정시키려는 칼훈 CEO에게 또 하나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2020년 초부터 보잉을 이끌어 온 칼훈 CEO는 지난달 스테파니 포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하면서 직원들에게 올해를 “가장 중요한 전환의 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운항이 재개된 B737 맥스 시리즈는 보잉의 부활을 이끌 기대주였다. 블룸버그의 전문가 전망 집계에 따르면 보잉은 올해 이 기종을 약 580대 인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초 연간 375~400대의 B737 맥스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숫자다. 블룸버그는 “이 기종의 인도가 급증하면 보잉은 칼훈 CEO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보잉의 운명은 파손된 동체 패널의 결함이 일회성이냐 설계 상 결함에 따른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동체 패널을 제작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는 B737 시리즈의 동체 구조의 약 70%를 제작하는 보잉의 최대 공급업체다. 이 업체는 B737 맥스 운항 중단으로 불거진 품질 문제와 팬데믹, 높은 근로자 이직률, 재정적 위기로 최근 어려움을 겪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항공 컨설턴트 업체 에어로다이내믹 어드바이저리의 리차드 아불라피아 상무는 “해당 기종의 이력을 고려할 때 이번 사고는 특히 좋지 않다”며 “고위 경영진이 항공기의 설계와 제작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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