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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00원 소주? 사실 아냐”…억울함 호소하는 강남역 상권
소주 가격 인상 두고 고민하는 강남역 상권
일부 업체 올렸다 소비자 항의에 가격 인하
시민 “7000원 소주 먹느니 다른 술 먹겠다”
8일 강남구 한 고급 식당에서 팔고 있는 주류 가격. 맥주는 8000원, 소주는 1만원에 팔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대체 어떤 강남 식당에서 7500원 소주를 판다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과 다르다.”

8일 강남구 강남대로 인근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A씨의 말이다. A씨는 “정말 일부 가게에서는 소주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도 있으나 주변 가게 사장들한테 물어보면 평균 소주 가격은 이제 6000원 정도”라고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6~7일 강남 일대 술집 10곳을 돌아본 결과 강남대로 일대 술집의 평균 소주 가격은 5700원이었다. 다만 실제로 일부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 가게 등에선 소주를 8000원~1만원 선에 파는 곳도 있었다.

손님의 항의 때문에 소주 가격을 올렸다가 낮췄다는 강남구 논현동의 한 자영업자 B씨는 “지난해 말 소주 1병을 7000원으로 올렸다가 손님들의 항의를 많이 받고 소주 가격을 다시 낮췄다”라며 “주변 업장과는 왜 가격이 다르냐, 소주 1병이 7000원인게 말이 되느냐는 말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B씨는 “타 식재료나 원자재 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주류 가격을 올리지 않을수가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크다”라며 “연말과 연초 모임이 많은 상황이라 주류 가격을 올려도 어느 정도 가게가 유지가 되고 있는데, 연말연시 특수가 끝나면 다시 비용 부담이 커질 것 같아서 걱정된다”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시장 논리라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강남에서 5년 이상 이자카야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 C씨는 “인근에서 소주 가격이 7000원으로 오르면 우리도 올릴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은 시장 논리에 따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강남역 소주 가격’으로 화제된 키오스크 화면. 소주 한 병을 7500원에 팔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소주의 주 소비자인 시민들은 소주 가격에 큰 반발 심리를 표했다. 강남구 선술집에서 만난 김의준(33) 씨는 “연초 모임만 아니었으면 소주 가격이 크게 오른 강남으로 올 일이 없다”라며 “최근 인터넷에서 소주가 7500원, 8000원이라는 얘기도 봤는데 그 가격이면 국밥을 먹을 것 같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 가게에서 만난 박지인(27) 씨는 “몇년 전만 해도 4000~5000원 사이던 소주 가격이 너무 급격하게 오른 것 같다”라며 “이러다간 소맥(소주+맥주) 한 번 먹으려다가 2만원을 써야하는 날이 금방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편의점에서 2000원에 파는 소주를 이 가격에 사야하는게 웃기다”라며 “이럴바엔 소주를 먹느니 하이볼이나 와인 등 다른 주종을 마셔야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류 도매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소주 제조업체의 공장 출고가격은 1100원~1200원 사이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하이트 진로가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올렸고, 타 업체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인상 여파가 식당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도매 가격 동결을 결의하는 등 ‘서민술’이라고 불리는 소주 가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관계자는 “소주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른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라며 “도매가격 동결을 결의 했지만 일부 도매 업체에서 도매가를 올리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소주 가격 동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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