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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봉쇄 조치로 노인 우울감 더 심해져…“감염병 대응 시 봉쇄 조치 신중해야”
정신건강악화 자각 정도, 타 국가 대비 높아
코로나 이후 외로움 느끼는 정도도 높은 편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국내 노인들이 유럽의 노인들에 비해 외로움, 잠 설침 등 부정적 증상을 더 많이 경험했고, 정신건강 수준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코로나19 전후 유럽과 한국 노인의 고용, 관계, 정신건강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건강 부문에서 부정적 증상이 많아졌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외로움을 자주 경험하지 않았던 사람들 가운데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높은 편이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전후 정신건강 상태 변화를 분석, 우울, 잠 설침, 외로움 중 2개 이상의 증상을 경험한 경우를 나쁜 편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한국은 코로나19 이전 자신의 정신건강이 나쁜 편이라고 답한 노인의 비율이 27.4%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코로나19 이후에도 27%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자신의 정신건강이 나쁜 편이라는 비율이 대체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Börsch-Supan(2022a; 2022b) 및 한국고용정보원(2018, 2020)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재인용

정신건강 수준 지표를 활용해 코로나19 전후 정신건강 상태의 변화에서도 한국의 하락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약간 높은 24.0%, 개선된 경우는 전체 평균보다 약간 낮은 25%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만이 하락 비율에서 한국과 유사하거나 약간 높았다.

정신건강 상태의 하락은 코로나19 이후 우울, 잠 설침, 외로움 등 정신건강 관련 증상이 많아진 경우이며, 유지는 동일한 경우, 상승은 증상이 적어진 경우를 의미한다.

Börsch-Supan(2022a; 2022b) 및 한국고용정보원(2018, 2020)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재인용

특히 정신건강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외로움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외로움을 자주 느끼지 않았던 사람들 중 코로나19 이후 외로움을 자주 느끼게 된 비율을 보면, 한국은 코로나19 이전 외로움을 자주 경험하지 않은 사람 중 약 7.2%가 코로나19 이후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고 응답했다.

덴마크, 체코,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에서 5% 미만이 코로나19 이후 외로움을 자주 경험하게 됐다고 응답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Börsch-Supan(2022a; 2022b) 및 한국고용정보원(2018, 2020)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재인용

최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재정데이터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통행금지 등 강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상당수 복지시설의 폐쇄 등으로 지역사회 내 활동공간의 제약이 높아지고 사회적 긴장도가 올라가면서 정신건강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봉쇄 등 강제조치를 동반한 전략이 실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 등의 조치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기존 사회보장제도와 같은 지지체계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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