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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양으로 공세?” K-조선은 다른 길…비싼 친환경선이 미래 [비즈360]
LNG·메탄올 등 대체연료 추진선 발주 줄이어
국내 조선업계, 고부가 친환경 선박에 자신감
“올해도 수익성 좋은 프로젝트만 선별 수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절반 가까이가 대체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서 선박의 탈탄소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올해도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대체연료 추진 선박 신조선 주문은 539건으로, 표준선 환산톤수(CGT)를 기준으로는 전체 주문의 약 4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핵심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발주 감소 영향으로 2022년(55%)과 비교해선 비중이 다소 줄었으나 대체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016년 8%에 불과했던 대체연료 추진선 주문 비중은 2020년 27%로 3배 넘게 뛰었고 2022년부터는 절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LNG 이중 연료 추진선 계약이 220건으로 가장 많았다. 메탄올 이중 연료 추진선이 125척으로 크게 늘고 LPG(액화석유가스) 이중 연료 추진선도 55척 계약됐다. 새롭게 암모니아 이중 연료 추진선 계약이 4건 이뤄졌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글로벌 선주사의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국내 조선사는 올해도 값비싼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부 수주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으나 이미 3년치 이상의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 흐름은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조선·해양 부문 수주 목표치를 135억300만달러로 제시하며 지난해(157억3700만달러) 대비 14.2% 낮췄다. 지난해 추정 실적인 226억3500만달러와 비교하면 40.3% 줄어든 수치다. 2021~2022년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대량 발주 여파로 올해 전반적인 선박 발주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특수선(함정) 분야에서는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실적 대비 615.9% 높여 주목된다. 방산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비전으로 읽힌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미래형·수출형 함정 자체 개발을 통해 수출을 늘려 2030년 특수선 사업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인 '코랄 술'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빠르면 이달 말 수주 목표치를 발표할 계획인데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삼성중공업이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목표를 상향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수주 목표를 하향 조정할 때도 목표 금액을 높인 바 있다. ‘바다 위 LNG 공장’으로 불리는 FLNG는 LNG선보다도 4~5배 비싸다.

삼성중공업은 FLNG 프로젝트와 함께 LNG선도 적극 수주할 계획이다. 현재 협의 중인 카타르 2차 LNG 프로젝트 관련 계약도 연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오션도 높은 선가가 예상되는 친환경 시장을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초대형 LPG·암모니아 운반선(VLGC/VLAC) 수주에 적극 임할 것으로 보인다. 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가 최근 몇 년간 집중됐던 것과 달리 VLCC·VLGC는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부족한데 운임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 선주사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다만 올해부터 수주 목표치는 대외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수주 목표 달성 여부로 회사의 성과를 평가하는 관행에서 탈피하겠다는 차원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수주 목표의 57.3%를 채우는 데 그쳤지만 선별 수주 전략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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