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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룸 예약인데 홀에서 먹어라, “게 죽었다” 환불도 거부…대게집 사장 너무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장모의 칠순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한 끼를 나누려던 소박한 바람이 식당 업주의 지나친 상술에 의해 깨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해 연말 울산 정자항 한 식당에서 미리 예약한 방이 없어 환불을 요청했으나 거부 당한 사연이 올라 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두 아이를 둔 직장인이라는 글쓴이 A씨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식당의 환불거부 어디에서 도움받을 수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도움을 청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장모님 칠순을 맞아 거제도 여행을 떠났다. A씨는 "동서 형님 내외, 처남 내외 등 어른 7명과 아이 2명 등 총 9명이 30일 숙박을 하고, 31일 울산에 있는 정자항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썼다.

그는 "처남 집이 울산이어서 일주일 전인 12월 25일에 처형이 미리 전화를 해서 예약을 했다. 연말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고 칠순 생신이니까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고 싶어 룸이 있는 방으로 미리 예약을 했다"며 "예약 시 사장님은 룸으로 예약을 해 놓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예약 전날인 30일에도 예약 확인 전화까지 한 일행은 예약 당일 도착한 식당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대게를 고르고 올라 가면 된다고 해서 고른 후 올라가려고 하는데 '여기는 선결제' 라고 하더라"며 "여사장님의 손님 대하는 태도도 별로고 대게 가격도 썩 내키지 않았지만 장모님 칠순이라서 75만원을 처형이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2층으로 갔다"고 했다.

2층으로 올라 간 일행은 만석이어서 다시 3층으로 이동해서 예약을 했다고 했으나 자리가 없었다. 직원들도 9명 예약을 모르는 눈치였다. A씨 일행은 거제에서 2시간이나 달려 온 식당에서 언제 자리가 날 지 모르겠다 싶어 다른 식당에 가려고 여 사장에게 카드 결제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식당 측은 "게 죽여서 환불안돼, 저 게는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데"라며 환불을 거부하고 "자리 마련해줄테니 기다려라 아니면 대게 포장해가서 먹으면 되잖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결제할 때 윗층 상황을 잘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자신들은 조금의 손해도 보기 싫고 무조건 손님인 우리 보고 이해하라는 식이며 카드 취소는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찰이 "업체에서 예약을 지키지 못한 책임이 있는 것 같은데 먼 곳에서 오셨으니 환불해주는 게 맞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식당 사장은 "경찰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저 사람들하고 우리가 해결하겠다. 나중에 벌금 나오면 벌금 내겠다"는 식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칠순 잔치인데 이런 일 있어서 안타깝다고 위로하고, 구청 위생과 등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조언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A씨는 "자신들 영업만 신경 쓰는 식당측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얘기해도 시간만 흘러가고, 결제한 카드 취소는 안되겠다 싶어 기분만 상해 다른 곳으로 가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고 했다. A씨는 결국 예약했던 대게를 먹지도 못하고, 75만원을 결제한 셈이 됐다.

A씨는 "장모님께서 '괜히 본인 때문에 자식들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셨다"며 "속상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손님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면 가게 측이 손해를 감수해야지 아무런 잘못 없는 손님한테 이해하라고 하는 게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민사소송을 제외하면 도움 받을 기관이 어디있냐"고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식당 상호를 공개하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후 올린 덧글에서 A씨는 "울산 북구청에 유선으로 설명해 현장에 가보겠다고 해서 갔지만 업체 태도는 변화가 없었다"며 "내용증명 보내고 민형사 소송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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