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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기난동 최원종 ‘심신미약’ 소견…딸 옷 입고 법정 선 피해자父 “사형을”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피고인 최원종(23)이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다. 최원종 측은 이를 바탕으로 '치료감호'를 주장하고 나섰고, 검찰은 감정 결과를 반박했다. 법정에 나온 피해자들은 엄벌을 촉구했다.

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속행 공판에서는 국립법무병원이 작성한 최원종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통보서 내용이 공개됐다.

앞서 최원종 측은 지난해 10월 2차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나,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조현병이 의심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피고인은 사물변별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였다. 정신과적 치료가 없으면 망상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조현병이 지속될 수 있어 재범의 위험이 크다. 다만, 반사회적 성격장애 요건은 충족하지 않는다"라는 소견이 제시됐다.

최원종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않으면 조현병이 지속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나온 점, 장기간 수형생활이 불가피한 점 등 고려해 치료감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검찰은 국립법무병원 측의 정신감정 결과에 대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밝혔던 기존 주장대로 "범행 당시 피고인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앞서 최원종을 기소할 당시 "피고인은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정도의 학업능력을 갖춘 점, 범행 수일 전 심신미약 감경을 검색하기도 했다"라며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범행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받은 뒤 범행 직전까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홀로 살며 망상증세를 보였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최원종의 가족과 친구, 정신과 담당의 등 참고인 25명을 조사하고 전문의 자문을 종합해 심리상태를 분석한 결과, 최원종은 망상에 몰두해 주변 환경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감을 갖고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극단적인 공격성을 보인 것으로 봤다.

피해자 측 3명도 법정에 나와 증언하면서 최원종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최원종이 흉기난동 직전 인도를 향해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진 김혜빈(사건 당시 20세) 씨의 아버지는 딸의 대학 과 점퍼를 입고 나와 "혜빈이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똑똑한 외동딸이었다"고 흐느끼며 "최원종은 망상에 의한 범죄꾼이고,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반사회인 일뿐이니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될 수 있도록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8월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인 피해자 김혜빈 씨가 뇌사 상태에 빠져 연명 치료를 받아오다 사건 발생 25일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김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

최원종의 차량에 치여 숨진 이희남(당시 65세) 씨를 남편도 "흉악범죄 살인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법이 약해지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며 "감경 없는 엄벌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최원종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팔을 찔린 백화점 보안요원은 "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심이 이어져 백화점 보안요원 일을 그만뒀다"면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였고 난동 당시 피고인의 모습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아닌 시민을 해치면서 쾌락을 느끼는 모습이었다"며 엄벌에 처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범행 경위와 위험성, 피해 정도, 범행 이후에도 피고인이 망상 증상을 보인 점 등 고려해 재범의 위험이 크다"며 최원종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오는 18일 피고인 신문을 하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같은 날 검찰의 구형도 진행된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은 뒤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차에 치인 김혜빈 씨와 이희남 씨가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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