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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테러 배후는 미국·이스라엘…곧 후회하게 될 것"
'국민적 추앙' 솔레이마니 4주기 겨냥
…이란, 물리적 대응 가능성 대두 돼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초상화를 들고 선 이란 군중. [AF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3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케르만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발물 테러에 대해 이란이 '적들'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과 통상 적대적인 관계에 서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의미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속에서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며 수세에 몰렸던 이란이 공격적인 대응을 나서기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4일 낸 성명에서 "사악하고 범죄적인 이란의 적들이 또 재앙을 일으켰다"며 "이런 재앙은 반드시 강경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이는 신의 뜻"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냈다.

에스마일 가니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도 "적들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이슬람 공화국(이란)과 저항 세력은 시온주의 정권 근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항전 의사를 밝혔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4일 테헤란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전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테러의 주체와 배후 세력을 겨냥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을 명심하라"며 보복의 메시지를 남겼다.

앞서 전날 오후 2시45분께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 현장에서 두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이란 당국은 이 폭발로 최소 84명이 숨지고 211여 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애초 사망자 수를 103명으로 발표했다가 중복 집계를 제외해 84명으로 수정했다. 부상자는 284명이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직접 지목하지 않고 있지만, 이후 이스라엘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경고한다. 너희는 저지른 죄들로 몹시 후회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알아크사 홍수(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는 아직 진행 중이며 그 끝은 시온주의 정권의 종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하마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 부수석은 엑스(X)를 통해 "미국은 이 테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그런가?"라고 반문하며 "이 범죄의 책임은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에 있으며 테러리즘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둔다"고 비판했다.

폭발이 일어난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무덤에도 전날 저녁 군중이 다시 모여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번 테러 공격이 하필 이란에서 국민적으로 추앙받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란 지도부가 국내 여론을 고려해 구두 경고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보복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2020년 1월3일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한 뒤 장례식이 끝난 1월 8일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이란은 전쟁 직전의 위기상황까지 연출한 바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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