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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W에서 배터리까지...이재용·정의선 ‘미래모빌리티 협력’ 가속
반도체 이어 커넥티드카 협업 확대
이재용 ‘전장’ 정의선 ‘SDV’ 정조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충남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 전격 회동한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위한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이 과거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양사는 한때 경쟁 관계에 있기도 했다. 하지만 전장 부문을 강화하려는 삼성전자와, 완성차·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우위를 넘보는 현대차 간 협력 속도가 급물살을 타면서 서로의 특장점을 살리는 ‘윈-윈’ 협력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이어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분야까지 파트너십 범위를 확장해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전격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연동 범위를 현대차·기아의 커넥티드 카로 확대한다.

이 회장은 앞서 2022년 6월 유럽 출장에서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 업계의 급변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전장 분야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삼성은 같은 해 그룹 싱크탱크로 꼽히는 삼성글로벌리서치(구 삼성경제연구소) 내 전장사업 관련 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분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회장은 SDV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3일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도 고객 만족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를 위한 실행과제로 ‘SDV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정 회장은 “경쟁자들을 따라잡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고객을 상대로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전략과 전술”이라며 “타사와 차별화된 고객 만족을 위해 소프트웨어,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지 SDV 전략을 전개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최선의 노력으로 ‘소프트웨어’와 ‘품질’ 모두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역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위해 조직 개편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전통적인 차량 개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차세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아키텍처 통합 최적화, 파괴적인 원가 혁신 시도 등을 주도하는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SDV 분야에서의 협업도 활발하다.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백화점, LG전자 등 국내 다수 기업과 협업을 통해 카투홈·홈투카 서비스는 물론 차량 내 간편결제, 비디오·오디오 스트리밍 등 혁신적 서비스로 개발 영역을 넓혀가며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한 모빌리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0월 LG전자, 유튜브와 함께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고객경험 증진’을 위해 뜻을 모으고, 차량 안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 콘텐츠를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협업을 맺었다.

앞서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차량용 시스템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실시간 운행정보와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지원한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기가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삼성전기는 향후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 2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시리즈에 디지털 사이드미러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데 이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차세대 모델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다.

전동화 분야에서도 양 그룹의 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현대차와 삼성SDI는 오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유럽향 전기차에 탑재될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양사 간 배터리 공급 계약을 통해 처음으로 삼성SDI가 현대차에 6세대 각형 배터리 ‘P6’를 공급할 예정이다. 각형 배터리는 삼성SDI의 글로벌 경쟁력이 특히 뛰어난 분야로 꼽힌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향후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선행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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