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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지진·화재 여파…일본 여행 앞둔 국내 관광객 “여행 취소할까”
‘엔화 약세’로 일본 방문객 증가 추세 속
노토 반도 지진·하네다 공항 비행기 충돌 발생해
관광객 불안감 늘어…“日여행 때가 아닌 것 같아”
지난 2일 지진이 강타한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의 편의점 창문이 깨져 있다. 이시카와현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와지마시에서 8명, 나나오시에서 3명 등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대학생 A(24) 씨는 이달 말 4박5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오사카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지만 지난 3일 항공권 예약을 취소했다. 새해 첫날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이다. A씨는 오사카와 이번 일본의 지진 발생지는 거리가 있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과 가는 첫 해외여행이라 취소할 때 너무 아쉬웠다”면서도 “지진 규모가 크고 여진도 계속되는데 (오사카가) 아무리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고 하더라도 맘 편하게 여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안전이 제일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으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새해부터 진도 7도 이상의 대지진과 비행기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재난과 사고가 잇따르자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국내 관광객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일본을 찾은 관광객은 2233만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었다. 이중 한국인이 618만명으로, 일본 전체 방문객의 27.1%를 차지하면서 대만과 중국 등을 제치고 국가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일본의 대지진과 비행기 충돌 사고는 국내 관광객에게 변수가 됐다. 지난 1일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가 최소 73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일본 도쿄 인근에 위치한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충돌하면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JAL 기체가 전소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재난과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직장인 정모(34) 씨도 일본 여행을 가야할지 최근 고민에 빠졌다. 정씨는 지난달 말부터 가족 여행을 위해 나고야행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었다. 정씨는 “엔화가 떨어져서 ‘이 때가 기회다’ 싶어 결혼 초 여행으로 다녀왔던 곳을 오랜만에 가족 여행으로 다시 가보려고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정씨는 “비행기부터 숙박, 관광지, 유명한 식당까지 검색해보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안 좋은 소식이 계속 들려오니 망설여진다”며 “아이들도 있고 남편도 지금은 (일본 여행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해 여행지로 다른 곳을 더 알아볼 것 같다”라고 했다.

2주 뒤 교토 여행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 강모(21) 씨도 부모님의 만류로 항공과 숙박을 취소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교토에 거주하는 일본인 친구 집에서 머물 예정이었다. 강씨는 “친구네 집에 부모님도 계시고 교토가 지진 발생지와도 멀어 안전하다고 수차례 부모님께 말해보았지만 설득에 실패했다”며 “부모님이 지진 뉴스를 수시로 공유하고 계속 불안해 해 일본 내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화재로 차질이 빚어졌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운항은 하루 만에 모두 정상화됐다. 반면 노토 반도는 여전히 지진 피해와 여진의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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