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버거킹 매장에서 27년간 단 하루도 휴무하지 않고 일해 온 케빈 포드(오른쪽)와 그가 모금 사이트를 통해 모인 돈으로 장만한 첫 집. [뉴욕포스트, 고펀드미]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패스트푸드점 버거킹에서 27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했으나 회사로부터 컵과 볼펜 등 기념품 꾸러미 밖에 받지 못해 화제를 모았던 직원이 모금 사이트를 통해 모은 성금으로 첫 집을 장만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화제를 낳은 ‘27년 근속 버거킹 직원’ 영상 속 주인공 케빈 포드(55)가 지난달 13일 네바다주 패럼프에 면적 78㎡의 방 세개 짜리 주택을 17만 7000달러(2억 3000만원)에 장만했다.

케빈 포드가 모금 사이트를 통해 모인 돈으로 장만한 17만 7000달러 짜리 주택. [뉴욕포스트, 고펀드미]

포드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멕카렌 국제공항에 있는 버거킹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민자인 그는 반평생인 27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버거킹 매장에서 조리와 현금 수납을 담당했다. 이에 회사는 그의 성실한 근무 태도에 대한 감사 의미로 작은 선물 꾸러미를 줬는데, 여기에 든 물건은 영화표, 사탕, 스타벅스 컵과 펜 2자루였다.

포드는 회사 측이 준 선물 꾸러미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이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회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대규모 다국적 회사가 생애 절반 동안 한번도 휴무를 갖지 않고 열심히 근무한 직원에게 준 선물이라기엔 너무 사소하다는 것이었다.

케빈 포드가 회사로부터 27년 근속해 줘 감사하다는 의미로 받은 선물 꾸러미를 소개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고펀드미]

그러자 지난해 6월 포드의 딸이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회사 대신 아빠를 위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자고 제안했고, 그 결과 44만달러(약 5억 7000만원)에 달하는 성금이 모이게 됐다.

포드는 이렇게 모인 성금 중 일부를 활용해 새 집을 마련했다. 새 집은 방 3개와 화장실 2개가 딸렸다. 일 터까지 차량으로 한 시간 달려야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포드는 지난해 12월 29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여러분이 그저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 저를 위해 해준 일이 무엇이었는 지 보여주고 싶다"면서 새 집을 공개했다. 그는 "자가를 보유하게 될 지 생각 조차 못했었다"며 "이 기적을 만들어 준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것이 진정한 미국의 꿈이고 크리스마스 기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