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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블로 단골 떡볶이집, 30년 만에 문 닫는다…어디길래?
타블로와 딸 하루가 만나분식에서 떡코치와 떡볶이 등을 즐기는 모습. [KBS]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의 터줏대감 '만나분식'이 이달 7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 30여년간 가게를 지켜온 사장 맹예순(62)·박갑수(67) 부부가 건강상 이유로 더 이상 장사를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곳은 서울의 떡볶이 맛집으로 손꼽히던 곳으로, 타블로 등 연예인 떡볶이집으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지난해 12월10일 ‘만나분식’은 SNS에 “사장님의 건강상 이유로 2024년도 1월 중 30년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이곳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은 1990년 무렵이다. 남편이 지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아내 맹씨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맹씨는 "애들이 둘이었는데 밥을 굶기고 살 순 없으니 시작한 것"이라며 "사느냐 죽느냐 그 기로에서 라면 한 봉지 사 먹을 돈이 없어서 배를 곯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 길을 걸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지난 날을 회고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8∼9시까지 음식을 팔지만 정리하고 다음 날 영업준비까지 하고 매일 새벽 3∼4시에야 집에 들어왔다. 매일 같이 장사를 하느라 아이들 학창시절 학교 한번 못 가본 것이 여전히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폐점 소식에 단골들이 몰려들고 있는 은마상가 만나분식. [연합뉴스]

맹씨는 "그래도 그렇게 키운 자식들을 벌써 대학도 졸업시키고 시집 장가까지 보냈으니 엄마로선 도리를 다한 것 아니겠느냐"며 "열심히 살았다. 지금 세상을 떠나도 후회는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단골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를 묻자 "고춧가루 양념 하나도 수입산을 쓰지 않고 내가 안 먹는 음식은 남에게 안 준다는 생각으로 양심껏 장사했다"고 답했다.

이곳은 당초 지난해 말 가게 문을 닫으려 했지만 '조금만 더 열어달라'는 손님들의 성원에 1주 가량 영업을 연장했다.

한편, 만나분식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지역 카페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마지막으로 ‘추억의 맛’을 느끼려는 단골들의 발길이 연초부터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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