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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썩은 것 아닌 흑변"…'노량진 수산시장 썩은 대게' 논란 종지부 찍은 유튜버
한 유명 유튜버, 노량진 수산시장 '썩은 대게' 사건의 진실 규명
수산물 유튜버 '입질의 추억'이 노량진 수산시장 썩은 대게 사건을 다루고 있다. ['입질의 추억' 유튜브채널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최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썩은 대게를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한 유명 수산물 관련 유튜버가 피해자가 공개한 사진 속 대게의 거뭇한 모습은 썩은 게 아닌 산화 현상의 하나라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끈다.

구독자 114만명을 보유한 수산물 전문 유튜버 '입질의 추억'은 지난 2일 '언론도 기자들도 절대 말하지 않는 썩은 대게 사건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최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논란이 된 썩은 대게 사건을 언급하면서 "썩은 게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질의 추억' 유튜브채널 갈무리]
['입질의 추억' 유튜브채널 갈무리]

'입질의 추억'은 피해자가 올린 대게 사진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대게 다리 전체가 까맣다기보다는 갈라진 틈 쪽 부분, 바깥 공기와 맞닿는 부분과 관절 부분이 까맣다"며 "공통점은 산소가 드나들고 맞닿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산화의 흔적"이라고 말했다.

대게가 검게 보이는 것은 곰팡이가 아닌 산화의 흔적인 '흑변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에서도 한창 문제 됐다가 오해가 풀린 사건"이라며 당시 일본 언론에서 보도된 사진들도 공개했다. 해당 사진들은 공기와 닿은 절단된 대게 다리 부분이 검게 변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일본에서도 과거 까맣게 변한 대게의 품질 논란이 빚어졌다고 한다. ['입질의 추억' 유튜브채널 갈무리]

'입질의 추억'에 따르면 대게나 킹크랩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이라는 물질을 가지고 있는데, 티로신이 체액과 피에 들어 있는 티로시네이스라는 화합물질과 산소를 만나 산화가 일어나면 멜라닌 색소 침착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산소와 맞닿는 부분이나 갈라진 틈새 등이 먼저 검게 변하고, 이후 전체적으로 번진다.

입질의 추억은 대게를 취급하는 상인들도 잘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게를 수조에 넣고 95% 이상은 산 채로 판매한다. 손님이 찾으면 수조에서 꺼내 바로 찜통에 찌기 때문에 흑변현상을 볼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특히 문제가 된 대게는 산소와 맞닿는 부위가 넓은 절단 대게였고, 학생이 구매 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점 등에서 흑변현상이 빠르게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그 손님이 1시간 이상 정도 걸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한다. 추정이긴 하지만 난방을 많이 틀어놔서 흑변현상을 촉진했을 수도 있다"며 "시장에서 이미 흑변현상이 있었는데 못 보고 샀을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학생의 부모가 '생선 썩은 비린내가 났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대게는 자연스러운 비린내를 품고 있다. 육안으로 봤을 때 시커멓기 때문에 냄새가 왠지 썩어서 나는 냄새 아닐까 하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며 "썩은 대게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맡았을 때 냄새가 나지 않으면 먹어도 된다. 암모니아나 쉰 내가 난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판매자나 구매자나 잘 몰라서 생긴 오해같다. 상인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썩은 대게 사건은 지난달 하순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등학생 자녀가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에게 속아 썩은 대게 다리를 구입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글 작성자는 요리 쪽 특성화고에 다니는 고2 남학생 아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구경 삼아 갔다가 검정 봉지 3개를 들고 왔다며 "봉지 안에서 생선 썩은 비린내가 진동했다. 뭔가 하고 봤더니 대게 다리가 있었다"면서 곰팡이 같은 검은 얼룩이 곳곳에 붙어 있는 대게 다리 사진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공분했고, 결국 해당 상인은 영업까지 중단하고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징계위원회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이후 온라인에선 속초 대포항에서 노량진 대게 사건과 유사한 일을 겪었다는 주장이 제기도 됐다. 해당 글에서 피해 호소인은 호객 행위에 따라 간 식당에서 대게 2마리를 먹었는데, "윗 부분은 멀쩡해서 3분의 1정도 먹은 뒤 뒷면을 보니 곰팡이가 잔뜩 펴 있었다"며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났지만 결제하고 나왔다. 다시는 속초 못 올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입질의 추억'의 추정이 맞다면 속초 대게 사건 역시 산화 현상인 '흑변'에 의한 오해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입질의 추억'은 구독자 114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2010년대 블로그에서 글을 쓰기 시작해 수산물 관련 저서 여러권을 내는 등 수산물 전문가로 이름나 있다.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수산물과 관련해 그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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