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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여정 새해 첫 담화…‘적대적 두 국가’ 인식 강조·확장억제에 감정적 반응도
수신자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교전국인 다른 나라’
尹 “확장억제체제 완성”에 金 “핵전력확보 정당성 부여”
한반도 안보 불안 책임 떠넘겨…“결국 北김정은의 반응”
갈라치지 의도?…“文은 까다로운 상대, 尹은 특등 공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에 ‘답장’을 보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을 수신자로 지칭했는데,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상정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전원회의 결과의 연장선에서 감정적인 반응을 내포한 성격이 강한 담화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부장은 이날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시지’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고 “지금 조선반도의 안보형세가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우 위태롭게 되고 안보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에 반발한 이후 약 2주만이며, 올해 첫 담화이기도 하다.

김 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으로 지칭했는데, 이는 지난달 제8기 제9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선언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전원회의에서는 역대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이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이었다며 통일의 상대로 여기지 않겠다고 선언, 남한을 ‘교전국인 다른 나라’라고 발표했다.

이번 담화는 윤 대통령의 신년사가 북한 연말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대남 메시지에 대한 답이라고 평가하고, 이에 대한 김 부부장의 답변의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더욱 강력히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김 부부장은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전력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또다시 부여해줬다”고 날을 세웠다.

김 부부장은 확장억제 강화, 한미합동군사연습, 미국의 핵항공모함·핵잠수함·핵전략폭격기 전개를 언급하며 “우리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으로 찬양받게 돼 있다”고 비꼬았다.

북한이 연말 전원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문인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 가동, 한미일 3각 공조와 3자 훈련 연례화, 미전략핵잠수함 기항 등을 언급하며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져 쌍방 무력 간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범행 단계로 진화했다”고 평가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김 부부장은 “북정권과 군대는 ‘소멸해야 할 주적’으로 규정하고 떠들어주었기에 우리는 진짜 적이 누구인지 명백히 하고 대적관을 서리찬 총창처럼 더더욱 벼릴 수 있게 되었으며,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을 염불처럼 떠들어주었기에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에 우리 사람들의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각성시킬 수 있었으며, 제 먼저 9.19 북남(남북)군사분야합의의 조항을 만지작거려주었기에 휴지장 따위에 수년간이나 구속당하던 우리 군대의 군사 활동에 다시 날개가 달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의 이러한 감정적인 담화는 역설적으로 확장억제 체제에 대한 공포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와 한미일 안보 협력의 여러 형태, 특히 NCG, 확장억제 전략자산 전개 등이 굉장히 신경쓰인다는 것의 방증”이라며 “전원회의를 한 지 얼마 안 돼 다시, 윤 대통령의 이름을 적은 것은 결국 김정은의 감정적인 대응 반응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서 윤 대통령을 비방한 것이 특기할 점이다.

김 부부장은 ‘문재인’이라고 지칭하고 “어리숙한체하고 우리에게 바투 달라붙어 평화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여놓고는 돌아앉아 제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우리가 미국과 그 전쟁사환군들을 억제하기 위한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했다”면서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상대였고 진짜 안보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대북정책을 실시한 문재인 정부에서 F-35A를 도입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사일사거리 제한조치의 완전 철폐를 실현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제2의 문재인이 집권했더라면 우리로서는 큰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무식에 가까울 정도로 용감한 윤석열이 대통령의 권좌를 차지한 것은 우리에게 두 번 없는 기회”라며 “문재인 때 밑진 것을 열배, 스무배 아니 그 이상으로 봉창할 수 있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군사력 강화에 아무러한 보수도 요구치 않고 진함을 모르고 공헌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어찌 특등공신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자기의 행동, 내뱉는 언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겠는지조차 아무런 걱정이 없는 ‘용감한 대통령’이 출현한 것은 대한민국으로서는 어떨는지 아무튼 우리에게는 더없는 호기”라며 “나는 새해에도 대한민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국가의 군사적강세의 비약적상승을 위해 계속 ‘특색있는 기여’를 하겠다는데 대해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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