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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기대상 받은 최수종의 ‘고려거란전쟁’이 더 큰 성공 거두는 방법[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최수종이 지난 31일 열린 ‘2023KBS 연기대상’에서 네 번째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야망의 전설’(1998년), ‘태조 왕건’(2001년), ‘대조영’(2007년)에 이어 ‘고려거란전쟁’으로 16년 만에 대상을 차지했다.

‘고려거란전쟁’은 최수종 뿐만 아니라, 현종 역의 김동준은 최우수상을 받았고, 고려의 승리만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양규 역의 지승현은 우수상과 인기상을 동시에 받았다. 흥화진 전투에서 보여준 지승현의 하드캐리한 열연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바다.

왕을 갈아치우는 혁명가이자 풍운아인 강조 역의 이원종은 조연상, 촘촘한 서사와 탄탄한 필력의 이정우 작가가 작가상을 각각 수상했으며, 최수종과 김동준이 남남 커플로 베스트 커플상까지 수상하기도 했다.

강감찬이 현종에게 "고려에는 폐하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군신간의 의리와 도리를 넘어서는 숭고함이 엿보였고, 이어 두 배우가 껴안고 우는 장면은 커플상을 줄만했다.

‘고려거란전쟁’이 총 32회중 14회가 방송된 상태이고, 앞으로도 18회나 남아있어, 최수종의 대상 수상 등은 ‘고려거란전쟁’에도 좋은 기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11일 첫 방송된 ‘고려거란전쟁’은 10회 만에 시청률 10.0%(닐슨코리아)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그 이후에는 9%대에 머물러 있다.

9%대 유지도 대단한 일이다. 정통사극임에도 젊은 시청자가 유입되고 있다. 방송 트렌드의 지표로 꼽히는 ‘2049 시청률’은 1.2(1회)%로 시작해 2.7%(10회)까지 치솟는 등 세대를 불문한 화제성을 입증했다.

‘고려거란전쟁’은 엄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압도적인 영상미로 그려내며 방송 초반부터 기세를 끌어올렸다. 우리 역사의 틈새를 채운 명품 배우들의 호연은 정통 사극에 목말라했던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제 중반부를 넘어서며 제2막에 돌입한다. 후반부에서는 급변하는 정세 속 실리를 중시하는 고려의 치밀한 외교전을 비롯해 거란에 맞서는 양규의 게릴라 전투, 그리고 대미를 장식할 강감찬의 귀주대첩이 펼쳐질 예정이다.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선사하고는 있지만,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몇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 우선 너무 짧은 런닝타임이다. 회당 49분 정도 방송하다가 14회는 46분대로 떨어졌다. 49분도 짧은데, 46분대로 더욱더 짧아지니, 뭘 하려다 끝나는 느낌이다. 일일연속극이 아닌 만큼 서사에 집중도를 만들어내려면 조금 더 길어져야 한다.

두번째는 밋밋한 엔딩이다. 다음회는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만들어내는 궁금증 유발을 잘 못하고 있다. 정통사극이라 해도 드라마인 이상 극적인 스토리를 이어가면서 편집술을 가미해 시청자의 이입과 몰입을 증대시켜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고려거란전쟁'은 너무 건조하게 전개되고, 어떨 때는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흐름이 뚝뚝 끊기는 듯한 경우도 있다. 역사의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극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강조가 죽는 장면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간단하다. 역사를 왜곡하라는 말이 아니다. ‘고려거란전쟁’을 보는 시청자들이 강감찬이나 양규, 현종이 어떻게 될지가 조금 더 궁금해지게 만들라는 말이다. 특히 앞으로는 강감찬의 서사가 탄력을 받아야 한다.

고려의 전쟁상대국인 거란의 적장 캐릭터와 관계도는 이미 잘 잡혀있다. 그래서 전쟁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연기대상 시상자로 나온 6대 황제 성종인 야율융서(김혁)와 최수종보다 7살 젊은 김준배가 연기하는 소배압 캐릭터도 몰입도가 생겼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함께 성미가 급한 아율융서와, 황제의 흥분을 누그러뜨리며 오랜 경험으로 전장과 상대를 냉정하게 꿰뚫고 있는 소배압, 여기에 흥화진 전투의 대장이었던 선봉도통으로 실적에만 급급하는 야율분노(이상홍) 등 적장들도 모두 개성적이어서 양국간의 전쟁이 보다 입체적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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