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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 숨쉬는 거장 작품들의 향연…올해 놓치면 아쉬울 전시는 [요즘 전시]
동시대성·여성주의 전시 잇따라
30주년 광주 비엔날레·3회 프리츠서울 기대
필립 파레노, My Room is Another Fishbowl, 2018. [안드레아 로제티/리움미술관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난해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국립중앙박물관·36만명), 에드워드 호퍼전(서울시립미술관·33만명), 마우리치오 카텔란전(리움미술관·25만명) 등에 구름 관람객이 모이면서 미술계가 들썩거렸던 한 해였다. 올해는 살아 숨 쉬는 작가들이 만든 동시대 작품 전시와 여성을 중심에 둔 전시가 찾아와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전망이다.

우선 리움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인 필립 파레노 개인전(2월)과 서울시립미술관의 노먼 포스터 개인전(4월), 아트선재센터의 서도호 개인전(8월) 등이 기대를 모은다. 근대 이전 명화 전시는 없지만, 현대미술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들이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특히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오감으로 직접 경험하는 설치미술 전시가 부쩍 늘 것으로 보인다.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파레노는 전시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하는 세계적인 설치작가다. 각각의 작품을 집결해 전시를 구성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경험의 공간으로 제시한다. 그가 사운드 전문가, 언어학자, 배우 등 다방면의 전문가와 협업해 데이터 연동, DMX(디지털 멀티플엑스),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다. 그의 90년대 작업부터 야외 대형 설치 신작까지 주요 작품이 리움미술관 M2·M3 전시장부터 야외 데크와 로비까지 펼쳐진다. 리움미술관 사상 최대 규모 전시다.

노먼 포스터, Lunar Habitation. [ESA Foster + Partners/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도호, Robin Hood Gardens. [아트선재센터 제공]

데이비드 호크니전(2019년), 에드워드 호퍼전(2023년) 등으로 지난해 대중적 흥행에 성공했던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1999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포스터의 개인전을 통해 건축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포스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신사옥, 미국 뉴욕 허스트 타워 등을 설계한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으로 꼽힌다. 올해 전시에서는 포스터가 설계한 미술관을 포함해 문화시설·공공건축이 집중 조명될 예정이다.

아트선재센터가 8월부터 여는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도 올해 가장 주목할 전시로 꼽힌다. 서도호는 자신이 묵은 아파트 공간을 구현하는 작가다. 폴리에스터 천으로 한땀 한땀 꿰매 실제 크기의 작품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5년부터 작가가 진행해 온 ‘사변(Speculations)’ 시리즈가 집대성될 예정이다. 문화의 이동성과 삶의 지구적 조건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석가여래탄생도, 조선, 15세기 후반, 비단에 금니, 혼가쿠지本岳寺. [호암미술관 제공]

미술계에 부는 여성주의 흐름을 반영해 호암미술관은 3월부터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여성 관점에서 조명하는 여성과 불교전을 연다. 호암미술관의 첫 고(古) 미술 기획전이자, 메트로폴리탄미술관·보스턴미술관·영국박물관·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작품이 모이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기획전이다. 불교미술의 후원자이자 제작자인 여성을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국립현대미술관도 9월에 아시아 여성 미술가전을 진행한다. 1960년대부터 현대까지 아시아 여성 예술을 조망하는 기획전이다. 아츠코 타나카, 아키 사사모토, 인시우전, 파시타 아바드, 홍이현숙 등 아시아 여성 작가 30여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앞서 4월에는 한국 1호 국토개발 기술사이자 최초의 여성 조경가인 정영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도 펼친다.

김창열, 회귀. [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의 전시 라인업도 다채롭다. 국제갤러리는 독일 출신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 개인전(5월)을 연다. 회퍼는 사진 매체를 이용해 도서관,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적 공공장소를 세밀하게 담아내는 데 주력한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보수가 됐던 건축물과 과거에 작업했던 장소를 재방문해 찍은 신작이 공개된다.

최근 리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마친 강서경 개인전(3월)과 40년이 넘는 아르헨티나 생활을 접고 한국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윤신의 개인전(3월)도 동시에 개최한다.

‘물방울 회화’로 유명한 김창열의 작고 3주기 기념 회고전도 5월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린다. 갤러리현대는 작고 직전 마지막 개인전을 진행했었다. 올해 전시는 갤러리현대가 여는 15번째 김창열 개인전으로, 그의 예술 작업 진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대거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9월에는 세계 5대 비엔날레로 꼽히는 광주 비엔날레가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전시를 연다. 역대 최대 규모인 30여개국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니콜라 부리오 신임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우리 전통의 ‘판소리’를 소재로 한 공간을 탐구하는 전시가 펼쳐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같은 달에는 올해 3회째로 안정기에 접어든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도 예정돼 있다. 고금리와 전 세계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술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이 가운데 올해는 방문·입장객, 출품작, 거래액 등이 이전 성과를 뛰어넘을 지 관심이 모인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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