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새해 첫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만 참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참배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새해 첫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가 조우한 장면이 다소 씁쓸함을 남겼다”며 “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김대중 대통령 묘역이었지만 참배의 의미는 사뭇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한 비대위원장은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네 분의 대통령을 모두 참배한 가운데 들른 것이었지만 이 대표는 단지 김대중 대통령만 참배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직 민주당의 대통령, 진보진영의 대통령만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이 대표가 지난 2022년 2월 대선후보 당시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언급한 뒤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 무엇이냐”며 “대통령 후보 때는 국가와 국민이 무섭다가 국회의원, 제1야당 대표가 되고 나니 당과 당원만 무서운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2년 전엔 ‘선열의 뜻을 이어받아 국민통합으로 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더니 이제는 다시 ‘참배 갈라치기’로 현충원을 국민분열의 장으로 악용한 듯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또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분들의 뜻을 기리는 그 길엔 정파나 진영으로 나뉠 수 없다”며 “오로지 나라와 국민들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박 전 장관은 계속해서 “국립현충원을 70년 만에 국방부에서 보훈부 소관으로 이관한 것 또한 그 때문”이라면서 “비록 대통령 재임 시절 소속 정당도 다르고 보수와 진보로 진영이 갈릴 수는 있지만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어느 정당과 한 진영만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역사와 미래에 기록됐으며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공간인 국립현충원을 어느 정당의 전유물로, 대한민국 대통령을 정당만의, 진영만의 대통령으로 만들지 말아달라”면서 “국립현충원은 역사를 통한 국민통합과 미래화합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의 글은 이 대표가 이날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피습당한 소식이 알리기 전 작성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