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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지진·해일 동해안까지… 묵호 시민 “해일 경보에 비상”
“오늘도 해일올까”… 묵호 시민 ‘걱정’
“日 지진 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와지마시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뒤 땅이 갈라져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10분부터 자정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93회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지난 1일 오후 4시 10분쯤 일본 도야마현 노토(能登) 반도 북쪽 해역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 동해안에도 해일이 뒤따랐다. 동해안 해안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일본 지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인 오후 6시 1분께 강원도 강릉 남항진에 처음 지진해일이 도달했다고 한다. 이후 동해 묵호와 속초, 삼척 임원 등도 영향을 받았다. 지진해일의 최고 높이는 묵호가 67cm에 이르렀고 속초는 41cm, 임원은 30cm, 남항진은 20cm 정도였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추가 해일 피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근처에서 펜션을 하고 있는 A(70) 씨는 “우리는 배도 있다 보니 재난문자를 받고 와서 배 줄을 길게 동여매고 줄을 더 단단히 묶었다”면서 “그래도 걱정한 거에 비하면 순하게 지나갔지만, 오늘도 해일이 올 수 있다고 해서 오늘 조업은 쉬려고 한다”고 했다. 묵호항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박모(62) 씨도 “어제 해일이 온다고 해서 비상이 걸렸다”며 “배가 안 넘어가게 줄을 묶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강원도 태백시에 거주하는 김모(53) 씨는 “뉴스에서 오늘도 해일이 올 수 있다고 하는데, 해일도 해일이지만 지진까지 영향이 있을까봐 더 무섭다”고 했다. 부모님이 강원도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25) 씨는 “부모님이 강원도 강릉에 살고 있다 보니 뉴스를 보고 걱정돼서 전화를 드렸다”며 “해일이 왔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강원도에 연고를 두지 않은 시민들도 깜짝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26) 씨는 “일본에는 지진이 워낙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남의 일이라고 느껴졌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안 믿긴다”며 “갑자기 우리나라 해안을 덮치면 너무 당황스러울 것 같고 준비도 안 돼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낮은 20~30cm 높이의 해일이더라도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해일의 높이는 조수간만의 차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만조기와 겹칠 경우 해일 수위가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선박과 어업시설 뿐 아니라 인명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은 “처음 도달한 지진해일보다 파고가 높은 해일이 뒤이어 도달할 수 있고, 24시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원도는 동해안 6개 시군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선박을 대피시키고, 해변 주민들에게도 높은 지대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행정안전부는 현재까지 지진으로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은 주민들의 해안가 접근을 막는 등 비상대응반을 운영 중이다.

정교철 국립안동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명예교수는 “해저에서 지진이 일어난다고 모든 지진이 다 쓰나미를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처럼 역단층 지진이 나면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일본 지진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흔치는 않지만, 앞으로도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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