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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돌려줄수도…올림픽 지지해주면”
블레어 정부, 그리스와 장기 대여 협상 고려
2012 올림픽 유치두고 2004년 유치국 영향력 노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영국이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유치를 지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상들을 그리스에 반환하는 것을 검토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마저도 ‘영구 반환’이 아닌 ‘장기 대여’형식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003년 4월 당시 블레어 정부의 문화정책 고문인 사라 헌터가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조각상을 그리스 측에 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영국 정부에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들을 장기 대여해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었다. 당시 코스타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맞춰 파르테논 신전이 내다 보이는 아크로 폴리스 박물관에 관련 유물을 반환받아 전시하는 ‘재통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가 전적으로 대영박물관과 그 수탁자들이 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세웠다. 당시 문화부장관이었던 테사 조월은 블레어 총리에게 “어떤 형식의 대여라도 결국은 영구 반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헌터 고문은 영국이 2012년 올림픽 유치를 고려하고 있고 그리스가 2003년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는 상황에서 “협상 방식을 바꿀 여지가 충분히 있으며 영구 반환이 아닌 대여인 만큼 협상이 보다 정교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어떤 타협도 불가능하다는 대영박물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조각상들은 2012년 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투표에서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고 그리스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유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다른 국가들은 경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외무장관이었던 데이비드 오웬 사회민주당 대표는 블레어 총리에게 “개최국 선정은 IOC의 입김에 의해 결정되며 그리스로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 유치에 대한 지지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관련 부서에서는 그리스가 확실히 런던 올림픽을 지지하는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대여협상에 나서면 안된다는 반대가 나왔다. 결국 양국은 조각상 대여 협상을 진행하지 못했고 아크로 폴리스 박물관은 2007년에야 완공됐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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