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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회장 3연임’ 사실상 제동 나선 국민연금, 왜? [비즈360]
국민연금 “주주 이익 극대화되도록 공평한 기회 부여돼야”
후추위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사 절차를 진행할 것”
내년 2월 최종 후보 1명 압축…주주총회서 최종 확정

[헤럴드경제=서재근·유혜림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과거 KT 사례를 직접적으로 지목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 CEO(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추위는 29일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 명의의 입장 자료를 내고 “후추위는 지난 19일 발표한 신(新)지배구조 관련 규정에 정한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후추위가 지난 19일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한 지 열흘 만에 재차 차기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절차 진행 방향에 관해 강조한 것은 국민연금이 절차 공정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소유분산 기업(대주주가 없는 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며 “기존의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포스코의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공정하고 주주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지는 주주, 투자자와 시장에서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어 차기 회장 선출을 원점에서 재시작해야 했던 ‘KT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절차를 포함한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인 ‘포스코형 신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개선안은 이른바 ‘셀프 연임’이라고 비판받아 온 현직 회장 연임 우선심사제 폐지를 비롯해 ▷CEO 후추위 가동 ▷회장 후보군에 대한 객관적 심사를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회장 후보인 선자문단’ 운영 ▷회장 후보군의 자격요건 구체화 ▷유망 후보 발굴을 위한 ‘회장 후보군 관리 위원회(가칭)’ 상설 운영 등을 골자로 한다.

이후 21일에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후추위 운영을 의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할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포스코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후추위 구성이 기존 이사진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지적됐다. 포스코그룹 후추위는 박 교수를 비롯해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준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 권태균 전 조달청장, 손성규 연세대 교수,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유진녕 전 LG화학 사장 등 7명의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7명 가운데 6명은 최 회장 재임 기간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포스코홀딩스는 개선안을 통해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도록 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스스로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차기 회장 후보군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에 후추위는 추후 진행될 인선 절차에 관해 “일련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추위는 내년 1월 8일까지 회장후보육성프로그램을 거친 내부 후보자의 지원과 주주 추천 및 서치펌 등의 광범위한 경로를 거쳐 추천된 외부후보자를 망라한 20~30명 정도의 롱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이다.

후추위는 “후보자 리스트가 완성되면, 이후 외부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빠른 시일내에 숏리스트로 압축해 차기회장을 확정할 것이며 이런 과정을 수시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추위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후추위는 “만약 현 회장(최정우 회장)이 3연임을 위해 지원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라며 “후추위는 현 회장의 지원 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누구에게도 편향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올라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 11일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임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국민연금이 포스코 차기 CEO 선임 절차에 제동을 걸면서 일각에선 연임이 무산됐던 KT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은 KT 대표이사 연임 추진과 관련해 “경선이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연임에 나선 구현모 당시 대표와 구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윤경림 KT 당시 사장이 낙마했다.

다만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KT 사태’ 때와는 다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KT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외에도 현대차·신한은행 등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포스코홀딩스는 국민연금 외 5%를 넘긴 기관 투자자가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은 75.52%에 달한다.

사실상 ‘최정우 3연임’ 제동에 나선 국민연금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시각을 달리할 경우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그림은 KT 사태와는 다른 양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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