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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가 주는 새해 다이어리 처치 곤란”…연말 ‘선물’ 변화 요구 직장인들
회사 다이어리 태블릿 사용·실용성 떨어져 사용도 낮아
친환경·새로운 캐릭터·일러스트 도입 등 변화 나선 기업
새해를 사흘 앞둔 29일 서울의 한 문구점을 찾은 시민이 다이어리를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회사에서 주는 다이어리는 사용하기도 애매하고, 선물용으로만 쓰고 있으니 좀 문화가 바뀌면 좋겠습니다.”

직장인 박성재(32) 씨의 말이다. 매년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천개씩 다이어리를 찍어내는 기업 문화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다이어리의 경우 ‘태블릿’ 열풍으로 잘 쓰지 않는 이가 많아져 몇개씩 방안에 쌓이거나 처치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기업에서 주는 다이어리에 대한 불만은 더 크다. 한 파출소 경장 A 씨는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찰에서 주는 신년 다이어리의 경우 경찰 영웅을 기리겠다는 의도는 좋으나 사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속지를 사용할 수가 없다”라며 “다이어리의 경우 그냥 매년 상징적으로 꽂아만 두게 된다. 이럴거면 그냥 따로 경찰 영웅 달력을 따로 만들어서 주는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공무원 B 씨는 “업무수첩이나 다이어리의 경우 예전에는 많이 썼지만 요즘은 업무도 태블릿으로 많이 보는데 굳이 제작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는 것이 사실”이라며 “많은 업무수첩과 다이어리가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종이 낭비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서울시는 공무원들이 쓰던 업무수첩에 색다른 디자인을 입혀 시중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 판매를 시작한 ‘서울플래너 2024’는 기존 관공서 업무수첩과는 달리 트렌디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담았다는 평가다.

서울시에서 자체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색상으로 선택돼 서울시 직원용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2차 판매 추가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친환경 다이어리 제작에 나선 기업도 많다. LS그룹은 올해부터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다이어리 커버 소재에 천연 가죽을 재활용한 재생가죽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우수 스타트업 육성의 일환으로 친환경 스타트업 마린이노베이션과 업사이클링 다이어리 키트 1만개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문화 확산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의 경우 ‘포석호’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젊은 세대의 감성에 맞는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포석호는 포스코가 무거운 철강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 젊은 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곰인형을 형상화한 캐릭터다. KT의 경우 일러스트를 활용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다이어리와 같은 분위기의 다이어리를 임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친환경 다이어리를 나눠주는 한 기업 관계자는 “다이어리를 모두가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임직원들에게 주는 다이어리는 소속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라며 “다이어리에 친환경 용지를 도입하고, 디자인 변화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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