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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기업 부채 GDP 2.3배 ‘사상최대’
한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고금리에도 건설기업 대출 급증
가계 신용리스크도 대폭 상승
금융불안지수 ‘주의 단계’ 기록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올 3분기 기준 국가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약 2.3배까지 불었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특히 여전히 높은 금리수준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건설업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이 크게 늘면서, 부동산 경기 위축 시 금융기관의 손실위험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관련기사 3면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민간신용 레버리지(민간신용/명목GDP)는 227.0%(추정치)로 나타났다. 빚 증가세가 명목GDP증가세를 웃돌며 6개월 전(224.5%)보다 또 올랐다. 우리나라 국민이 버는 돈에 비해 부채가 과도한 수준이란 뜻이다.

빚은 가계에선 1년전보다 -0.9%줄어든 반면, 기업에서는 6.9%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체 기업대출은 567조4000억원이 늘었고, 이중 220조원 가량이 부동산·건설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빚은 늘었지만 경기 반등이 지연되면서 기업의 이자지급 능력은 약화됐다. 올 상반기 상장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하락했다.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종의 업황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매출액영업이익률(1.8%)도 영업이익 감소에 따라 전년(4.8%)에 비해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2023년 상반기 1.2배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고작 20% 많단 의미다. 1년 전엔 이자보상배율이 5.1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1.72%로 빚을 갚지 못하는 기업도 증가했다.

가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높아진 금리수준 등으로 차주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나고 관련 신용리스크는 높아지고 있다. 올 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도 0.89%로 1분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0.35%, 비은행금융기관이 1.91%로 각각 0.04%포인트, 0.15%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인해 1053조원까지 확대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11월 기준 주의단계인 19.3을 기록했다. 지난 5월에 17.8과 비교해 1.5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다만, 레고랜드 사태 당시 기록한 24.3보다는 낮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측정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 46.3에서 3분기 41.5로 하락했다. 장기평균은 38.1이다.

이에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은 대부분 업권에서 저하됐다. 수익성은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악화됐다.

한은은 “부동산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실자산 상·매각 등을 통한 관리에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며 “비은행은 단기간에 늘어난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를 통해 손실흡수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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