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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분쟁 수렁 빠져드는 美…‘동맹의 딜레마’ 빠지나
바이든, 미군기지 공격 민병대 공습
홍해 공격 대응 등 직접 개입 폭 넓어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아르빌 미군 기지에 드론 공격을 가해 미군 3명을 다치게 한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와 관련 단체의 거점 3곳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바이든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 전쟁’이 중동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자칫 이스라엘을 지원하다 중동분쟁의 수렁으로 빠져들지도 모르는 ‘동맹의 딜레마’에 빠졌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친 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거점 세 곳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가 친이란 무장단체의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부상한 사건에 대한 보복이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리는 중동 지역의 갈등 고조를 원하지 않지만, 우리 국민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며 “(이번 보복 공습은) 필요하고 비례적인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으로 미국이 이번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3일 미국 해군 구축함을 공격 시도한 데 이어 26일 상업용 선박 ‘MSC 유나이티드호’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 지역에서 최소 10여 척의 선박을 공격 또는 위협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홍해 남부 지역에서 후티 반군이 발사한 공격 드론 12대, 대함 탄도미사일 3발, 지상 공격용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어 CNN은 글로벌 원유 수급과 물류 수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홍해 지역에서 분쟁이 지속된다면 더 큰 경제적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홍해 상선을 보호하고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다국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현재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이 TF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레자 아쉬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은 “미국이 그런 비이성적 움직임을 보인다면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쉬티아니 장관은 홍해를 언급하며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에선 누구도 움직일 수 없다"며, 미국이 홍해에 다국적 함대를 구축하면 이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 TF가 상선 보호를 위해 후티 반군을 공격할 경우 이란이 친 이란 민병대를 통해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군의 희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동 지역의 새로운 대외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악재가 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CBS가 지난 10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관련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비율은 지난 10일 39%로 조사됐으며,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61%였다.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부정 여론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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