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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타기 외교’ 인도, 러와 협력 마이웨이…내년 양국 정상회담 예고
푸틴·印 외무장관 모스크바서 회담
푸틴, 모디 방러 공식초청…“양국 관계 진전”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대통령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이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이어오고 있는 인도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역시 서방의 제재 압박 속에서 핵심 경제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며, 외교·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대통령궁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면담하고, 양국 간 무역 확대 및 원자력 분야 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 이들은 내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과 양국 정상회담을 추진키로도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 진전과 함께 경제적 파트너로서 인도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며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의 전통적인 친구인 인도와의 관계가 진전하고 있다”면서 “모디 총리를 러시아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은 “그(모디)는 내년 러시아 방문을 원한다”고 답했다.

이날 면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압력에도 러시아 재정의 버팀목이 돼 준 인도에 감사의 말도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모든 것이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며 “여러분의 직접적인 지원 덕에 우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잉 27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타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한하고 나선 상황에도 오히려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급속도로 확대해오고 있다. 실제 러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쟁 전까지만 대인도 원유 수출은 전무했지만, 2년 만인 현재는 원유 수출분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NYT는 “인도는 저렴한 러시아 산 원유의 주요 구매자”라면서 “현재 인도는 모스크바에게 가장 절실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진행된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러시아와 인도는 무기 공동 생산을 포함한 군사기술 협력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인도 무기 수입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군사 공급국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군용 장비 공급업체를 다양화고자 하는 인도의 뜻을 존중하며 인도에서 필요한 물품을 제조하고자 하는 것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번 협력은 전략적 성격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유라시아 대륙 안보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도 양국 장관은 러시아와 인도 간 강화되고 있는 경제적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양국 무역규모가 올해 500억달러(약 64조8000억원)를 넘어서 사상 최대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인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도가 향후에도 이처럼 러시아와의 협력을 이어가며 동시에 미국과 서방과의 관계도 지속하는 ‘전략적 중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나 에너지, 국방분야에서 인도의 대러 의존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해피몬 제이콥 자와할랄네루대 교수는 “인도가 2008년 미국과 핵협정을 체결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인도에 원자로를 제공한 유일한 국가”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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