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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 우크라 전략, 완벽한 승리는 포기”…“바이든 외교 실패했다”
“우크라 영토 일부 포기 의미”…협상 우위에 만족할 듯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이 지난 26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 상태가 이어짐에 따라 미국 정부의 초점이 ‘완전한 승리’에서 ‘종전 협상서 유리한 위치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와 워싱턴DC 주재 EU 외교관을 인용해 미국과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이 우크라 군을 반격 위치에서 동부 지역에 있는 러시아군에 대한 강력한 방어 위치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앴다.

여기에는 ▷방공 시스템 강화 ▷철조망과 대전차 장애물 등으로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방면 국경을 요새화 ▷우크라이나 자체 방위산업 재건 등이 포함돼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렇게 방어 태세로 전환할 경우 자원을 보존하면서 러시아의 진전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 매체에 “이 전쟁은 협상을 통해서만 끝낼 수 있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상황이 왔을 때 우크라이나가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길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새 공격을 시작하는 것을 막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침공) 2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강하고 자유롭다는 것은 이미 엄청난 승리”라면서 “푸틴은 실패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을 두고 부분적 승리 선언과 휴전 내지 정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우크라이나 지원 방침을 강조하면서 이전과 달리 ‘할 수 있는 한(as long as we can)’이란 표현을 사용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는 ‘필요한 만큼(as long as it takes)’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우크라이나를 방어 태세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절차를 가속하는 움직임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 시 우크라이나를 최상의 위치에 놓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유럽 외교관은 이 매체에 밝혔다.

폴리티코는 “이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을 발표했다. 올해 마지막 발표인 이 지원에는 포탄 및 방공시스템용 탄약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 정부는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포함된 예산안 처리를 요청했으나 여야 간 입장차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편 세계적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미래 역사가들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을 평가한다면, 억지력 측면에서 매우 못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바이든 정부가 출범 이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서방의 무기 지원이 늦었으며 충분치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퍼거슨 교수는 “푸틴이 전쟁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미국은 그를 막기보다는 단순히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며 “미국은 당시 우크라이나가 버틸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키이우를 방어했을 때 다들 놀랐고 그제야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이길 만큼의 무기가 아니라 지지 않을 만큼의 무기만 지원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현재 서방의 지원은 줄고 탄약은 떨어져 가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렸다며 “작년 우크라이나에 상황이 좋게 돌아갔을 때 휴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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