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 사이클로실록세인 사용 실태. [한국소비자원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화장품에서 ‘사이클로실록세인(Cyclosiloxane)’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28일 밝혔다.

사이클로실록세인은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을 더해 화장품 원료로 많이 쓰였다. 최근 인체나 환경에 유해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사용을 금지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이클로실록세인 중에서도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은 유럽연합(EU)과 호주, 일본 등에서 생식독성이 의심되는 물질로 분류돼 있다. 유럽연합은 2019년부터 화장품에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2027년부터 이 물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아직 한국에는 아직 관련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원이 전성분에 사이클로실록세인이 표시된 메이크업·헤어 제품 30개를 조사한 결과 25개 제품에서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이 검출됐다. 이 중 20개 제품 사업자는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D5)과 사이클로헥사실록세인(D6) 원료를 사용하면서 의도치 않게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이 혼입됐다고 소명했다.

유럽연합은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2026년부터 바른 후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의 사이클로실록세인(D4·D5·D6) 농도를 0.1% w/w(질량백분율) 미만으로 규제할 예정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30개 제품 모두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소비자원은 또 전성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메이크업·헤어케어 제품 3000여개를 조사한 결과 40% 이상이 사이클로실록세인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이 검출된 제품 사업자에게 해당 성분 사용을 줄일 것을 권고해 17개 업체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이클로실록세인(D4·D5)이 포함된 화장품 사용 시 인체위해성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관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