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입찰 담합으로 처벌받은 광주 교복 업체 운영자들이 가족 명의의 업체를 동원해 행정 제재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학벌없는 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광주 한 중학교의 내년 교복을 납품할 업체로 A씨의 교복 업체가 선정됐다.
그런데 A씨는 아내 명의로 된 또 다른 교복 업체를 운영하며 입찰 담합에 가담했다가 최근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다.
법원은 A씨가 아내 명의의 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고 그에게 책임을 물었지만 정작 입찰 제한 등 행정 제재 조치는 아내 명의의 업체에만 실시됐다.
결국 담합 행위를 한 것은 A씨지만, A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는 아무런 제재 없이 교복 납품 업체로 선정됐다.
또 다른 운영자 B씨는 아들 명의의 교복 업체로 담합 행위를 했다가 입찰 제한 처분을 받자 아내 명의의 업체로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복 납품 계약을 따냈다.
법원은 B씨가 두 업체의 운영자라고 명시했지만, 시 교육청은 아들 명의의 업체에만 입찰을 제한하는 데 그쳤다.
이런 식으로 입찰 제한 업체 중 7곳이 가족 명의로 내년도 교복 납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입찰 제한 조치가 된 것은 아내의 업체고, 제가 운영하는 업체는 지금까지 학교 입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입찰 담합과) 관련이 없는 업체인 만큼 이번 입찰에 참여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행정 처분은 형사 처벌과 다른 만큼 행정 처분을 받지 않았다면 가족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나 행정적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학벌없는시민사회는 “바지 사장을 앉혀놓고 실질적 운영자가 영업 행위를 계속하는 것은 문제라”며 “대다수 업체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자중하는 상황이므로 일부 업체의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시교육청이 적절히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