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을 27일 발표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선택형 과목을 폐지하고 고등학교 교과 평가(내신)를 5등급 체계로 개편하는 큰 골자 아래 대부분 내용은 지난해 발표한 시안과 큰 변동이 없다.

다만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권고안을 반영해 수능에서 ‘심화수학’을 제외해, 현행 문과생 수준의 수학 시험이 치러진다. 내신은 상대·절대평가를 병기하되 사회·과학 융합선택 9개 과목은 절대평가만 시행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3면

교육부에 따르면 2028학년도 수능에선 국어·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등 주요 과목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대신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을 응시하게 된다. 특히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출제하며 모든 응시자가 선택없이 동일하게 응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이 어떤 수능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던 수능 점수 유불리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문·이과 통합을 구현해 사회·과학 분야 기초소양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인 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당초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목표로 논의된 심화수학 신설은 국교위 의결 내용을 반영해 제외됐다. 사교육 부담이 늘어날 위험을 줄이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수능에도 학원과 유착된 영리행위가 침범해 수능 출제·관리 모든 단계에 걸쳐 제도적으로 이권 카르텔을 차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과생이 주로 응시해온 ‘기하’와 ‘미적분Ⅱ’가 수능 출제 범위에서 빠지며 현행 문과 수준으로만 수학 시험이 치러지게 된다.

2025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은 기존 9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 절대평가를 포함한 5등급 체제로 개편해 학생 경쟁 부담을 줄인다. 모든 학년과 과목에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을 병기하는 방식이다. 5등급 체제에 따라 기존 9등급 체제에서 4%였던 1등급 비율은 10%로 늘어난다. 이밖에 2등급은 24%(누적 34%), 3등급 32%(누적 66%), 4등급 24%(누적 90%), 5등급 10%(누적 100%) 순이다.

다만 고교 융합 선택과목 중 사회·과학 9개 과목은 상대평가 석차등급을 기재하지 않는다. 융합선택은 일반·진로·융합선택으로 나뉘는 고교 선택과목 중 가장 심화한 과정이다. 이에 해당하는 과목은 2022 개정 교육과정 보통교과 기준 여행지리·역사로 탐구하는 현대세계·사회문제 탐구·금융과 경제생활·윤리문제 탐구·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과학의 역사와 문화·기후변화와 환경생태·융합과학 탐구다.

또 내신 평가에선 논·서술형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식암기 위주인 5지선자형 객관식은 지양하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등 미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아울러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등 대입 개편 관련 규정을 제·개정하고, 2028학년도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문항도 내년 중 개발·공개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함에 따라 학생·학부모, 고교·교육청, 대학 등이 대입제도 개편에 충실히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입시와 관련된 가짜뉴스·불안마케팅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