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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기아 HEV 힘은 ‘기계공학 역량’
엔진·변속기 등 독자 기술력 축적
11월까지 77만대 판매 ‘역대 최다’
2025년 차세대 시스템 양산 박차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기계공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사가 가지고 있던 특허를 피하면서도 구동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

전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기술력을 토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지난해 21만1304대 대비 최소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6년 6만2000여대 수준이었던 하이브리드차 시장 규모는 7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HEV 성장세가 지속할 경우 역대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기준 하이브리드차가 경유차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양사는 올해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인 76만7000여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만 25만4258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팔았다.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다. 해외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13% 늘어난 51만2000여대를 판매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배경은 엔진 변속기 개발 과정을 통해 쌓은 기계공학 노하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앞서 2011년 토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다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직병렬형(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넓혀나갈 당시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토요타 역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현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기술 개발에 실패했다.

현대차는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 엔진’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수많은 엔진을 개발해 왔다. 2019년에는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아울러 2009년에는 완성차 업체로는 세 번째로 6단 자동변속기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평가다. 2020년에는 180마력의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현대차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적용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유일 미니밴 기아 카니발에 첨단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며 양산 모델 범위를 넓혔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효율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선호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올해 19.2% 성장한 2718억달러(약 360조5400억원) 규모로 점쳐진다. 오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7.3%로 4439억1000만달러(약 589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운전 경험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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