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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내년 경제성장률 4.6%...부동산·소비침체 지속”
닛케이·퀵뉴스, 中전문가 설문조사
“올해보다 성장동력 약해 악화” 전망
개발사·지방정부 재정난 이어질 듯
중국 상하이의 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는 손님과 장쑤성의 한 철광회사에서 구조물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들 [로이터·AFP]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된 4%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소비가 더욱 얼어붙으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계열사 퀵(QUICK)뉴스와 중국 경제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024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4.6%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5%대가 유력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것이다.

닛케이는 “중국 경제의 시련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차지했다”면서 “전년도 제로코로나 정책의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성장 동력 자체가 약해질 것이라는 견해가 높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올해 5.2% 성장하며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9월 같은 조사에서 나온 전망치 대비 0.2% 높다. 전문가들은 공급 측면에서 중국 경제가 기대 이상의 반등세를 보이긴 했으나, 반대로 급격히 위축된 소비가 경제 전반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6.6% 증가하며 예상치(5.6%)를 넘었고,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10.1%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인 12.5%를 밑돌았다.

사노 테츠지 미츠이스미모토은행 자산운용 매니저는 “수요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만 떨어진다”면서 “일시적인 생산 증가는 경제의 본질적 회복과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소비 둔화는 내년에도 지속되며 경제 성장을 더욱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소비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토 히데키 미즈호은행 경제학자는 “저조한 소비의 배경에는 자산 가격의 하락이 있다”면서 “제로코로나 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고용 시장 및 소득 환경과 부정적 자산효과가 더해지면서 소비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내년에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올해 하반기 들어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기존 대출자 금리 인하 등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주요 70개 도시의 평균 신규주택 가격이 11월 현재 6개월 연속 전월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루이스 퀴지스 S&P글로벌 분석가는 “내년 중국의 성장률은 부동산 위기가 악화될 경우 2.9%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고, 신용평가사 피치 분석가들은 “내년 부동산 판매와 착공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부동산 개발사들의 자금난도 내년에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국 시중의 은행들이 부실 채권 증가를 경계해 민간 개발사들에 대한 대출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불황으로 깊어지는 지방정부의 재정난 역시 중국 경제의 또 다른 ‘시한폭탄’으로 거론된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초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중국 당국이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 등에 재정을 지원해야한다는 증거가 늘고 있어 중국 경제의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정학적 요인들이 내년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닛케이는 전문가를 인용해 “내년 대만 총통선거나 미국 대선이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러한 이벤트들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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