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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 한 번이 살얼음판”…자격증 시험료 부담에 떠는 취준생들
영어 자격증 ‘토익스피킹·오픽’ 물가 상승률 웃돌아
취준생 “식사 10번 넘게 할 가격이라 힘들다” 토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시험 응시료가 일제히 오르면서 지갑 사정이 얇은 취업준비생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토익시험 응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수험생.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자격증 시험비가 너무 올라서 한 번 시험에 목숨 걸고 뛰어들어야 할 판입니다.”

대학원생 김지현(31) 씨는 본격적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토익스피킹 시험료를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씨가 졸업했던 4~5년 전 6만~7만원대였던 토익스피킹 시험 응시료가 8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물가 상승이 자격증 시험료 상승에도 적용되고 있을 줄은 몰랐다”라며 “1시간도 보지 않는 시험에서 조금만 실수 했다가는 여러 번 보게 돼 수십만원을 쓰게 생겼다”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시험 응시료가 일제히 오르면서 지갑 사정이 얇은 취업준비생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헤럴드경제에서 주요 시험 응시료 가격을 취합한 결과 주요 시험 응시료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기록 중이다.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어학시험 중 하나인 ‘토익’ 응시료는 과거 4만2000원에서 2021년 4만4500원을 거쳐 지난해 4만8000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영어 실력의 기준으로 꼽히는 ‘토플’의 경우 이보다 더한 상황이다. 한국에서 토플 1회 응시료는 지난해 200달러(약 26만원)에서 올해는 220달러(약 28만5000원)로 올랐다. 토플의 경우 환율에 따라 응시료 가격 변동이 심했으나 올해부터는 원화로도 지불 가능해졌다. 직장인들의 영어 말하기 기준으로 쓰이는 ‘오픽’ 시험 응시료는 지난해 7만8100원에서 올해 8만4000원으로 올랐다. 토익스피킹 응시료 역시 7만7000원에서 지난해 8만4000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11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3%를 기록할 때 토익스피킹과 오픽 응시료는 이를 웃도는 약 8~9% 오른 셈이다.

어학시험 뿐만 아니라 각종 자격증시험 응시료도 이미 올랐거나 상승을 앞두고 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기본 스펙으로 요구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올해 10월 21일 치러진 67회부터 기본과정 기준 1만8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심화과정 기준 2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4000~5000원씩 응시료가 오르기도 했다.

다른 취준생 박모(26) 씨는 “요즘 자격증시험 같은 스펙은 기본에 인턴, 여러 경험까지 요구하는 상황에서 응시료는 갈수록 상승해 걱정이 많다”라며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벌어둔 돈도 없는데 응시료 부담 때문에 시험 한번 볼 때마다 긴장이 더 크다. 몇 끼 식사를 대체해서 시험을 보는데 가격은 떨어질 생각을 안 하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물가 상승에 맞는 응시료라는 입장이다. 와이비엠 관계자는 “토익시험 응시료의 경우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 응시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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