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이란 국기가 걸려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고농축 우라늄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던 이란이 다시 증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회원국들에 보낸 보고서에서 “올해 중반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줄이던 이란이 방침을 바꿔 다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IAEA는 또 “지난달 말부터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과 나탄즈 핵시설에서 최대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한 달가량 증산된 고농축 우라늄 물량은 약 9㎏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통상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IAEA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감산 동향을 회원국에 알린 바 있다. 당시 IAEA는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생산량이 월 9㎏이었다가 8월쯤엔 3㎏까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다만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상태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한편 비축량 역시 지속해서 늘려왔지만 올해 9월 IAEA는 고농축 우라늄 증산 속도가 눈에 띄게 감소한 정황을 회원국들에 보고했었다.

이날 IAEA의 보고서는 이처럼 핵합의 복원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둔 듯한 행동으로 보이던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감축 움직임이 증산으로 되돌아섰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증산은 지난달 25일 포르도 핵시설에서, 같은 달 27일 나탄즈 핵시설에서 각각 관측됐고 이달 들어서도 19일, 24일에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