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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 참치! 꽁치!” 韓총리 ‘깜짝 주례’ 등장한 사연은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26년을 함께 산 부부의 결혼식에 참석해 ‘깜짝 주례’를 섰다.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신신예식장은 창업주 고(故) 백낙삼 대표가 지난 4월 별세할 때까지 50여년 간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 예식을 치러준 곳으로 의미가 깊었다.

한 총리는 이날 신신예식장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례를 맡기로 했다. 이들은 1997년 결혼해 딸 하나, 아들 하나를 갖고 살았으나 그동안 식은 올리지 못했던 부부였다.

부부가 혹시 부담을 느낄까 봐 한 총리가 주례를 본다는 사실을 당사자와 그 가족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가 예식 전에 도착해 “오늘 주례를 맡게 됐다”고 인사하자 부부는 물론 온 가족이 깜짝 놀라며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주례사에서 “모든 사랑에는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고 품위가 있다”며 “제게는 열심히 일하면서 온갖 풍파를 함께 견딘 뒤 서리 내린 머리로 혼인 예식을 올리는 신신예식장의 부부들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 사랑 중에 가장 애틋한 사랑은 오래된 사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흔히 주례사를 할 때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한결같이 사랑하라’고 하시는데, 두 분은 이미 즐거운 순간과 괴로운 순간을 수없이 넘기며 26년을 해로해온 분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 지극정성으로 키워낸 따님은 병마를 이기고 대학에 입학해 바리스타의 꿈을 향해 걷고 있고, 두 분의 멋진 점만 쏙 빼닮은 아드님은 장차 배우가 되고 싶어 하신다고 들었다”며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이렇게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셨으니, 두 분은 자부심을 느끼기 충분하시다”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희끗희끗한 머리가 마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지금껏 걸어오신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서로 손을 꼭 잡고 해로하시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한 총리가 예식장 창업주 백 대표가 생전 무료 결혼식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면 외쳤던 “김치! 참치! 꽁치!”라는 구호를 하자 결혼식장 곳곳에선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는 “신신예식장은 고단하게 사느라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 한 장 없이 반백이 되신 분들이 애틋한 꿈을 이루는 곳으로, 돌아가신 백 대표님께서는 그 꿈을 이뤄주는 데 평생을 바쳤다”며 “예식장 벽면에 빼곡하게 붙은 신랑 신부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봤다”고 적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백 대표가 떠나신 뒤 부인과 아드님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나면 작은 힘이라도 꼭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성탄절 이브인 오늘 인연이 닿았다”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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