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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PF부터 홍콩ELS까지…내년 금융시장 ‘퍼펙트스톰’ 위기
PF부터 ELS까지…내년 금융시장 동시다발 위기론 고조
시장안정 확대 검토…“정상 PF사업장 확실한 금융 지원”
홍콩ELS, 불완전판매 가려내기 시동…유형화 작업 검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홍콩지수 ELS 피해자 집회에서 참가자가 '불완전 판매'라고 쓴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터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까지 내년 금융시장을 두고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PF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고, H지수 ELS는 수조원대 손실이 예상됐다. 금융이 내년 ‘퍼펙트스톰’급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에 PF 우려 등에 대비해 시장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하고, H지수 ELS 손실 현실화 시 유기적 대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24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시장 불안 요인 발생 시 즉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37조원 규모의 채권·단기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한국금융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내년 위험 요인 등을 논의하는 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정부는 사업자 간 자율적 합의가 보다 원활하게 도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기존 시장안정 프로그램 및 PF 사업자 보증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확실한 금융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필요시 해당 프로그램 규모도 충분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PF 대주단 협약'이나 'PF 정상화 펀드' 등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를 지원함으로써 PF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PF 사업이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조 개선에도 나설 전망이다.

김 위워장은 “부동산 PF 자금 공급이 부동산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경기 순응성을 보인다”며 “과거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사업성과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PF 자금이 과잉 공급된 것이 이러한 경기 순응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관계기관들이 함께 검토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집행 체계도 강화한다. 금융권 횡령·배임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본원 대강당에서 '하반기 은행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라 PF 대출금 지급 계좌 및 은행이 원리금을 상환받은 계좌를 사전에 지정하는 '지정 계좌 송금제'가 도입된다. 대출 실행 및 원리금 상환은 지정 계좌를 통해서만 거래되도록 통제하는 장치가 새롭게 마련되는 것이다.

PF 등 기업금융, 외환·파생 운용 담당 직원 등은 전문성 측면 때문에 순환근무 원칙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별도의 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장기근무(동일 본부 부서 5년, 동일 영업점 3년 초과) 직원은 동일 기업을 담당하는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제한해야 한다.

H지수 ELS도 내년 금융시장을 뒤흔들 불안요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H지수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이다. 이 중 은행권 판매 잔액이 15조9000억원(82.1%)에 달한다. 주로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ELS 상품들이 많다.

금융당국은 최근 H지수 추이를 감안할 때 해당 발행물들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초부터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00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전날 기준 5620을 기록했다.

이에 당국은 금감원에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TF'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H지수 ELS 손실 현실화 시 소비자 민원·분쟁 조정, 판매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조치 등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가 TF 팀장을 맡는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 11월 말부터 주요 판매 은행·증권사에 현장 및 서면 조사를 실시해 판매 의사 결정부터 인센티브 정책, 영업점 판매 절차 등을 중점 점검 중이다. 불완전판매를 확인하고 피해구제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분쟁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미리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배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세훈 사무처장은 "H지수 기반 ELS 상품과 관련해 불필요한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시장과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안내하는 한편, 향후 대응에 있어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감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의 위규 소지를 엄정히 파악하고, 불완전판매 등이 확인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신속하고 합당한 피해구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구제 절차 마련에 힘써달라"고 언급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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