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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띠 졸라 매는 저축은행…예금금리 낮추고 대출 문 좁혔다
시중은행보다 예금금리 0.2~0.5%p 간신히 높여
9월말까지 1413억원 적자…수신규모·이자비용 축소 대응
[뉴시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1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줄이고 대출 문까지 좁히는 등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1%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5.37%에서 1.36%포인트나 하락했다.

저축은행별로는 SBI·OK·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에서 연 4% 수준의 최고금리를 주고 있다.

저축은행은 통상 고객 예금에서만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1금융권보다 최대 1.0%포인트 금리를 높게 산정해 상품을 운영하지만, 업계 상황이 악화되면서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예금금리를 낮춘 곳도 있었다.

전날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3.5~3.80%으로 집계됐는데, 대부분 저축은행은 이보다 겨우 0.2~0.5%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그만큼 저축은행업권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저축은행업권은 14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반기 960억원 순손실보다도 453억원(47.2%)이나 규모가 커졌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4분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은행권 예금금리 경쟁 영향으로 6~7%대 특판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이자비용이 급격히 늘었고, 올해부터 9월까지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때 1조9674억원보다 2.1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적자 기록 배경을 밝혔다.

[뉴시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줄이는 등 수신규모 축소로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저축은행 수신(말잔)은 지난해 11월 말 121조3572억원에서 9월 말 117조8504억원으로 3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1%포인트 낮출 때마다 이자비용 1조원을 아낄 수 있다”며 “수신규모 감소는 자금이탈이라기보다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노력”이라고 했다.

대출 실탄이나 다름없는 수신 규모를 줄인다는 것은 신규 대출 영업을 축소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금리 장기화로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저축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6.15%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등 경기 침체 영향으로 당분간 건전성 지표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권은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앙회 관계자는 “수신 안정화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를 기반으로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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