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도 경제규모를 키워 규칙을 만드는 ‘룰 메이커(rule maker)’가 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경기 회복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라고 언급했다.

최태원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소재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너무 룰 테이커(rule taker·규칙을 따르는 사람)다. 경제 규모나 발언권을 더 키우려면 덩치를 길러야 한다”며 “분열된 세상에서는 우리도 룰을 만들거나 우리 나름대로 룰을 방어(defend)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해선 “아마 (내년) 상반기는 그렇게 큰 변화는 없을 걸로 생각되고,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전망으로 보면 중국 경기가 단시간에 회복될 거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도) 장기적으로 보면 내년 말이나 가야 회복세를 더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그런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좀 나아진 것은 자동차나 반도체 경기들이 조금 더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라며 “워낙 진폭이 큰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얼마만큼 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약간 회복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락바텀(Rock Bottom·최저점) 형태를 벗어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아직도 회복이 되려면 좀 더 가격이 회복되고 수급 밸런스가 제대로 맞아야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과잉 투자 등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최 회장은 “기술 경쟁과 지역 정책 때문에 여러 투자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경기가 다 회복돼도 저만큼 돌아갈까 걱정도 약간 든다”며 “자칫하면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최 회장은 “각 나라가 반도체 쪽의 투자를 끌어당기기 위해 보조금이나 엄청난 인센티브를 부여시키고 있다”며 “우리도 상의 차원에서 (투자를 끌어올) 새로운 인센티브 등이 있어야 장기적인 경쟁력이 처지지 않고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건의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