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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 아프면 응급실뿐”…서울 공공야간약국 문 닫는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공공야간약국. [마포구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시의 공공야간약국이 올해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내년부턴 아프면 비싸고 붐비는 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불안에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 각 자치구에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 종료를 안내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된 탓이다.

시는 "2024년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 예산 미확보로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올해 12월 31일부로 공공야간 운영 사업을 마친다고 안내했다.

공공야간약국은 시민들이 평일, 주말, 공휴일 야간에도 안전하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2020년 9월부터 공공야간약국을 지정해 운영해 왔다. 현재 운영 중인 서울지역 공공야간약국은 총 33곳으로, 구마다 1∼2개의 공공야간약국이 운영되는 셈이다. 시민들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이용 가능한 야간약국을 통해 응급 상황을 대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공야간약국에 대한 시민의 호응에도 시는 내년도 예산이 감소함에 따라 공공야간약국 사업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지ㅏㅇ이다.

내년 서울시 예산은 올해보다 약 1조4000억원이 줄어든 45조7405억원으로 확정됐다. 세수 감소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공공야간약국을 비롯한 일부 사업은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른 것이다.

시는 약사법 개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공공심야약국 본사업을 시행하는 2025년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던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장되면 보통 지자체에서 하던 사업은 종료하는 게 일반적 수순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약사 단체는 시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 접근성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수연 강서구약사회 총무위원장은 "많은 주민에게 매일 오전 1시까지는 불 켜진 약국이 동네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까지도 한참이 걸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야간 약국에는 어린아이의 부모가 해열제나 위장약,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러 많이 온다"며 "공공야간약국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자칭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서울시 정책은 거꾸로 간다"고 비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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