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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부산서도 연락”…수능 만점자 배출에 ‘그 학원’ 인근 부동산 ‘후끈’
수능 만점자·표점 전국 수석 모두 ‘강남 시대인재’ 학원 출신
강남 부동산 중심으로 시대인재 인근 원룸·오피스텔 문의량 ↑
역대급 불수능·의대 정원 확대로 재수생 느는 탓에 “빠지는 방 없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입시 홍보판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강남 시대인재 학원에서 수능 만점자 나왔다는 뉴스 뜨자마자 이곳저곳에서 방 알아본다는 연락 오고 그랬어요. 대구나 부산 같이 여기랑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전화 와요.”

서울 강남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가 말했다. A씨는 올해 수능 결과가 발표된 이후 강남 학원가 주변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찾는 학생과 학부모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A씨는 “킬러문항 배제 논란이 있던 올 여름부터 강남 대치동 학원가 주변으로 방을 구하는 문의가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최근엔 ‘시대인재 학원’을 언급하면서 그 근처에 살 만한 방이 없는지 특정해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리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전 영역 만점자와 표준점수 전국 수석이 모두 강남 시대인재 학원을 다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강남에 위치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당 학원과 가까운 방을 구한다는 문의 전화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수능 유일한 전 영역 만점자는 경기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를 졸업한 재수생 유리아(19) 양이며, 표준점수 수석은 대구 경신고를 졸업한 이동건 군이다. 두 학생 모두 고교 졸업 후 강남 시대인재 학원을 다니며 공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대인재는 이른바 ‘족집게 문제’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입시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엔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킬러문항 배제’와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지시하면서 정부의 주요 타깃이 되기도 했다.

A씨는 “시대인재 학원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긴 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능 만점자가 나오니 이 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학원에 꼭 다니지 않더라도 ‘만점 나오는 면학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겠다며 원룸 구하는 학생도 많다”고 했다.

강남구의 B부동산 대표는 수능 결과가 나온 뒤 직방, 다방 등의 플랫폼을 통해 월세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다. 그는 “여긴 강남 학원가 일대라 원룸 기준 시세가 보통 보증금 1000만원에 월 80~100만원 정도 한다”라며 “월세가 비싼 편이지만 수험생들한텐 가격보다 수능 잘 볼 수 있는 ‘학습터’가 더 중요하니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 C씨는 “이번 수능이 불수능이었던 데다 의대 정원 확대 소식도 들리니 재수종합반 개강을 앞두고 만점자 기운 받겠다며 방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다”며 “시대인재 학원이 아니더라도 그 근처 학원이라도 가자는 생각에 다들 기웃거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방 뿐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권에 사는 학부모들 연락도 잦다”며 “학원이랑 최대한 가깝게 학습 공간 마련해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늘어난 원룸 문의만큼 거래량이 증가한 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C씨는 “발 빠르게 여름부터 움직인 사람들이 많아서 강남 학원가 주변의 웬만한 원룸은 꽉 찼다. 거래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A씨 역시 “보통 이 시기엔 수능도 끝나고 대학 합격생도 나오면서 방을 빼는 학생들이 많아 회전율이 높은 편인데, 이번에는 재수를 일찍부터 준비하는 경향이 있어 회전율이 낮아 괜찮은 방이 별로 없다”고 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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