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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크리스마스 특수 증발”…높은 물가에 소비자들 “돈 안써”
인플레 장기화에 크리스마스 물가 고공행진
지갑닫는 유럽 소비자들…“전년보다 지출 줄일 것”
물가 상승 둔화세에 내년 소비심리 회복 기대도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헤르네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한 남자아이가 입구에 전시된 산타클로스 장식물 앞에 서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높은 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성수기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경제가 내년에는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암울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내년 경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최근 독일소매업연맹 발표를 인용해 올해 독일 소매업계의 11~12월 매출이 1200억유로(171조9756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매출은 5.5% 감소하는 셈이 된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위기로 에너지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보다 (매출) 부진이 심할 것”이라면서 “중고 물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등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다른 유럽 국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조사업체 CSA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의 올해 크리스마스 평균 지출 예산은 전년대비 3% 감소한 549유로(78만원)로 나타났다. 지출 중에서도 의류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4%로 가장 많았다. 더불어 응답자의 56%은 경기 위축이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고, 90%는 크게 오른 식품 가격을 걱정했다.

또한 컨설팅업체 PWC는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영국에서도 국민 3명 중 1명(30%)이 올해 크리스마스 지출을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이 지출할 것이란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코벤트 가든 시장에서 방문객들이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고 있다. [EPA]

연중 최대 행사인 크리스마스에도 유럽의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물가 탓이 가장 크다. 프랑스의 장바구니 물가상승률은 올해 3월 전년대비 17.7%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가, 10월 기준 10%대를 기록 중이다. 최근 프랑스 공영방송은 저렴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벨기에를 방문하는 프랑스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장은 유로존 경기의 향배를 보여주는 주요 바로미터로서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S&P 글로벌 집계에 따르면 유로존의 12월 종합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47.6보다 낮은 47.0을 기록했다. 7개월 연속 기준선 50을 하회하면서 유로존 경기는 반년 넘게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회계법인 딜로이트 투시 토마추의 올리버 버논하코트 소매업계 담당 분석가는 “장기간에 걸친 생활비 급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억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내년들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11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2.4%로 올랐다. 2021년 7월 이후 최저이자, 지난해 같은달 기록한 10.1%보다 크게 완화한 것이다. 더불어 유럽집행위원회는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올해 0.6%에서 내년에는 1%대로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닛케이는 “유로존이 3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이후 4분기 경기 침체 우려를 조금씩 지우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로의 비용 전가도 진정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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