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에 가수 이름과 앨범명 등을 또 적은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팬’이라고 진술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낙서 내용으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등을 적은 이유에 대해 ‘평소 팬이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은 A씨가 1차 훼손을 보고 저지른 전형적인 모방범죄로 판단하고 있다. 범행 당시 A씨가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길이 3m·높이 1.8m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낙서했다.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인 20대 남성 A씨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해 추적에 나섰고, 이 피의자는 범행 하루 만인 18일 오전 11시 45분께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했다. 약 6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오후 5시 50분께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에서 나온 A씨는 ‘오늘 자진 출석한 이유가 무엇이냐’, ‘첫번째 낙서를 보고 따라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느냐’ 등의 취재진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A씨에 앞서 지난 16일 ‘영화 공짜’ 등의 문구를 낙서한 1차 낙서 용의자들은 경찰이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를 남녀 2명으로 보고 지능팀과 형사팀이 나서 합동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