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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월 사교육비 1만원 오르면 합계출산율 0.012명 ↓”
한경협, 사교육비·출산율 보고서
교육비 부담, 저출산에 26% 기여
서울 월평균 71만원 출산율 0.59명
“공교육 질 높이고 정상화 해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수험생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가 1만원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0.012명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합계출산율 하락의 약 26%가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인천시가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동에게 18세까지 총 1억원을 지원하는 출생 정책을 마련할 정도로 사교육비 부담이 출산율 저하를 야기한다는 현실이 통계 분석에도 반영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9일 ‘사교육비가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저출산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해 사교육비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반면,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기록을 경신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22년 기준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0만7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합계출산율은 0.59명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남의 경우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8만7000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합계출산율은 0.97로 세종시(합계출산율 1.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17개 시도별 패널데이터를 바탕으로 동적패널모형을 활용해, 사교육비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분석결과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가 1만원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은 약 0.012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출산율 하락의 약 26%는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2015~2022년 사이 합계출산율은 0.461명 감소했다.

한편,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 사교육비는 약 9만9730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증가로 인해 감소한 출산율은 약 0.12로 추정됐으며, 이는 합계출산율 감소분 0.461명의 약 26%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해 정상화하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지양하고 학교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성 한경협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방향은 과거의 획일화된 교육의 양적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의 질적 개선에 있다”며 “공교육에서 학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일반고에서도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해 교육 수요자를 충족시키고 사교육 수요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사교육 수요의 대부분이 학교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학력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공교육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공교육에서는 교원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개선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향후 사교육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정책과제를 꾸준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교육비가 출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또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앞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실시한 ‘저출산 인식조사’에서 청년세대(만 19~34세)가 출산을 원치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양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57%)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전년대비 2조6000억원 증가해 10.8% 늘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전년 대비 11.8% 늘었다.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는 48만5000원에서 52만4000원으로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78.3%으로, 초·중·고 모두 증가,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최근 출산율 증가를 위해 2024년부터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만 18세가 될 때까지 총 1억원이 넘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출산 축하금 및 양육비 성격으로 1040만원을 주는 ‘천사 지원금’을 신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지원금은 1~7세까지 월 10만원씩, 총 840만원을 지원한다. 학교에 들어가는 7세부터 18세까지 아이들이 꿈을 키우도록 돕겠다는 ‘아이꿈 수당’도 새로 만든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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