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커 돌아와도 명품 싹쓸이 쇼핑은 ‘옛말’…“명소 찾아다니며 셀카에 만족”
에스티로더·시세이도 등 명품 업체들 타격
명품업체들 매출 증가율 전망치 일제히 하향 조정
“中 여행객 약 63%, 40세 미만…쇼핑 뒷전, 여행 경험 집중”
지난 4월 중국 푸젠성 남동부 핑탄섬 해안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인 해외 관광객(유커)들이 과거 명품 싹쓸이 쇼핑에 나섰던 것과는 달리 젊은 유커 중심으로 관광 명소를 찾아 다니면 셀카를 찍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커들의 소비가 줄어든 현상은 명품업체들의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지난달 1일 내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5~7%에서 -2%로 하향 조정하자 주가가 17% 급락해 2017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아시아 여행 소매 사업 실적의 압박이 예상되고 중국 본토 회복세가 기대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이 비관론의 배경이다. 에스티로더는 그동안 공항 출구와 국경 상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쇼핑몰 및 면세점 등에 투자해왔다.

또 다른 명품 화장품 업체인 시세이도도 지난달 중국 및 여행 소매 부문의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36%나 깎았다.

바클리 등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를 이유로 프랑스 고가 브랜드 루이뷔통을 소유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투자 의견을 내리기도 했다. 백화점 하비니콜스를 운영하는 딕슨콘셉트는 공시를 통해 “홍콩으로 가는 중국 여행객들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처럼 쇼핑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광둥 지역 수출기업의 임원으로, 홍콩 당일 여행을 즐긴다는 환위진(24) 씨는 “중국에서도 원하는 건 뭐든 온라인으로 살 수 있다”면서 “여행하면서 다른 것을 찾는다”고 말했다. 해변에서 사진을 찍은 뒤 도심에 산책하러 가는 식이다.

유커들의 달라진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작은 붉은 책)다. 이 앱을 보면서 중국 관광객들은 해외 명소를 둘러보거나 셀카를 찍을 새 장소를 물색한다.

여행 데이터 제공업체 중국트레이딩데스크의 수브라마니아 바트 대표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관광의 주요 세력으로 부상한 중국 젊은 층이 변화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행객의 약 63%가 40세 미만으로,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는 쇼핑은 뒷전이고 개인적인 여행 경험을 쌓으려는 경향이 담겼다. 또 여행용 가방 제조업체 샘소나이트가 신용카드 정보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약 50%에 불과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