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포스코그룹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취임해 5년 넘게 그룹을 이끌어 온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를 비롯해 정기 임원인사 등 굵직한 현안들이 조만간 결정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 우선 연임에 관한 심사 규정을 개정한다. 이번 논의는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단독 후보로 올려 심사해 오던 현행 규정을 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 심사 규정은 그동안 현 회장에 우선심사기회를 부여한 뒤 부적격 사유가 없으면 단독 후보로 주총 안건에 올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셀프 연임’이라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사회에서는 지적사항을 개정해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혀도 다른 후보군과 동시에 심사를 받아 경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 역시 지난해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선진적인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선진 지배구조 TF’를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발족했다. 최고경영자 및 사내·외 이사 선임 프로세스부터 이사회 운영 등 그룹 지배구조 전반을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만약 현직 우선 연임 심사제가 폐지되고, 최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힐 경우 최 회장은 기존 다른 후보자들과 공평하게 심사를 받게 된다.

최 회장은 아직까지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난다.

사규에 따라 최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개최 90일 전까지 이사회에 연임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열리는 19일 변경 규정 등에 맞춰 최 회장의 입장 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최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다면 포스코는 ‘CEO 승계 카운슬(협의회)’을 가동, 후보자를 물색한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 등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승계 카운슬은 회장 후보군 명단을 만들어 CEO 후보추천위원회에 올리고, 추천위는 1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 후 내년 3월 주총에서 최종 결정한다.

다만 최 회장은 어떤 선택을 해도 ‘역대 최초’의 결과를 쓰게 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연임으로 입장을 굳힐 경우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3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퇴진을 택할 경우에는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사상 처음으로 임기를 다 채운 회장이 된다. 이전 이구택·정준양·권오준 회장 등은 정권이 바뀐 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한 바 있다.

최 회장의 연임에 대한 재계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재임 기간 동안 이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등 비철강 사업 육성으로 회사의 미래 가치를 크게 높인 것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반면 정부와의 관계 형성 등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최 회장은 재계 5위 기업 수장임에도 이번 정권 들어 대통령 해외순방마다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회장의 연임 포기시 차기 회장 후보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물망에 올랐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최 회장의 연임 여부와는 별개로 조만간 그룹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통상 12월 말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태풍 힌남노로 인한 제철소 침수 사태로 일부 임원 인사가 이듬해로 미뤄졌지만, 올해는 다시 연내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