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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성일까, 극적 반전일까”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2R’ 운명의 일주일…주가도 요동[비즈360]
“조현범 탓” 장녀 조희경, 조현식·조희원 지지
‘2만원→2만4000원’ MBK파트너스 공개매수가 높여
‘운명의 일주일’ 오는 25일까지 공개매수, 주가도 급등·급락 이어져
조현범(왼쪽)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과 조현식 고문.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김성우 기자] ‘아버지와 차남’ 대 ‘장녀·장남·차녀’의 맞대결 구도로 굳어진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운명의 일주일을 맞게 됐다. 양측의 대응에 따라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급등·급락을 오가며 요동치는 가운데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이어질 ‘후속 카드’에도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현식 고문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의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고 나섰다. 조 이사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서 주도한 여러 사회공헌활동이 ‘조현범 체제’ 이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줄곧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이러한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버지의 행보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에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조현식 고문 측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매수에 나선 지 얼마되지 않아 조 이사장이 나머지 두 형제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일가의 다툼이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조 명예회장은 앞서 지난 7일 약 570억원어치(258만3718주, 2.72%)의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주당 2만2056원에 장내 매수한 데 이어 이날 30만주(0.32%)를 주당 1만7398원에 추가 취득했다.

이들 일가의 지분 구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조현범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최근 조 명예회장이 취득한 3.04%의 지분까지 더하면 45.07%다.

반면,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은 18.93%, 차녀 조희원 씨는 10.61%, 조 이사장은 0.81%를 각각 보유 중으로 이들 세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30.35%에 불과하다. 조 고문 측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확보하고 과반 지분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 역시 지난 15일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고, 마감일도 기존 24일에서 25일로 하루 연장하는 등 강수를 선택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국앤컴퍼니 지분 구조 현황.

다만 업계에서는 공개매수의 성공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보는 상황이다. 전체 회사 지분의 27%에 이르는 물량을 한번에 사들이기 쉽지 않고, 조 회장 측이 6% 이상 우호 지분만 확보해도 과반 지분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측 모두 경영권 방어를 자신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4일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는 끝난 상황이며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도 MBK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한국타이어 노조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외국계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결사반대한다”며 “사모펀드는 회사 자산을 약탈하고, 안정적인 운영보다 단기 수익성에 급급해 노동자 권리를 파괴하고 무시하는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내년 1월로 예정된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관련 재판도 향후 형제의 난에서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조 이사장은 앞서 지난 2020년 조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자 “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의심스럽다”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1심에서는 지난해 4월 조 이사장의 청구가 기각됐고, 조 이사장 측은 이에 불복해 현재 항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서 공개매수 기간 동안 한국앤컴퍼니의 주가 향방이 열쇠를 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지난 15일 조 명예회장의 지원사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전일 대비 25.06% 급락한 주당 1만5850원에 거래가 끝났지만, MBK의 공개매수가 상향 조정 소식에 18일 개장 직후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VI가 풀리자 이날 오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상한가(2만600원)에 진입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주식수가 적은 상황에서 조현범 회장 측의 우호지분 확대로 공개매수 지분 확보 미달 가능성이 농후해지면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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