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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기후변화 때문에…‘흐르는 금’ 올리브유 몸값 치솟는다
1년새 117% 폭등…2019년 대비 7배 올라
스페인의 한 마트에서 가격 폭등으로 인한 도난을 막기 위해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매대에 묶어 놓은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서양 최고의 문인 호머가 ‘흐르는 금’이라 극찬하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위대한 치료제’라고 칭송했던 올리브유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장기화된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날씨로 생산량이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 9월 기준 올리브유의 가격이 전년대비 117%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불과 2019년까지만해도 (올리브유는) 7배나 저렴했다”면서 “현재 올리브유는 무게 기준 원유 대비 17배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유의 주요 생산지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이다. 스페인이 연간 올리브유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남유럽의 뜨거운 여름과 온화한 겨울이 올리브 나무에게 이상적인 성장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지나치게 높은 온도와 이상기후로 인한 전염병 확산은 올리브 생산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스페인 주요 올리브 재배지의 지난 4월 기온은 평년보다 5도 더 높았고, 이 영향으로 많은 올리브 나무들이 꽃을 피우지 못했다.

스페인 말라가의 한 올리브나무 숲 [로이터]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탈리아에서는 곤충에 의해 전염되는 박테리아가 창궐해 올리브 나무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기후 현상이 올리브 나무들을 박테리아에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치솟는 물가는 올리브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비용 부담까지 높였다. 무엇보다 금리 인상과 나날이 오르는 비료가격이 문제였다. 올리브 생산량은 감소하고, 공급 감소와 물가 상승으로 올리브유 가격은 오르자 한때 스페인은 빈번해지는 올리브유 도난 사건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심지어 튀르키예는 치솟는 올리브유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올리브유 대량 수출까지 금지하고 나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로인해 튀르키예의 올리브유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다른 국가들에서의 가격은 극적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주요 올리브유 생산지들은 추가 생산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덩달아 올리브유 가격 급등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페인 농림부는 내년 올리브유 생산량이 지난 4년간 평균보다 3분의 1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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