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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매거진처럼”…헤지스·닥스 만드는 패션회사가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이유[언박싱]
LF몰 신규 ‘스냅샵’ 콘텐츠 만들어
장현석 LF 콘텐츠기획팀 매니저 인터뷰
장현석 LF몰 컨텐츠기획팀 매니저가 LF몰 스냅샵 코너를 설명하고 있다. [LF몰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볼 것, 살 것, 갈 곳이 넘치는 시대다.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파는 곳은 여러 곳, 판매 플랫폼이 많아진 상황에서 패션회사의 고민도 크다. 헤지스·닥스를 만드는 LF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LF몰에 최근 ‘스냅샵’이라는 스낵 콘텐츠(5~10분내 소비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의 공간에 좀 더 머물도록 하기 위해서다. 14일 장현석 LF몰 컨텐츠기획팀 매니저를 만나, 요즘 패션회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콘텐츠’를 고민하는지에 대해 들었다.

LF의 스냅샵은 SNS 피드 형태의 짧은 글과 사진 위주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페이지이다. 얼핏 보면 패션회사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같다. 인풀러언서가 최근 산 패딩, 혹은 디자인에 참여한 제품들, 금요일이나 연말에 어울리는 패션 등 테마를 정해 보여주고 피드 하단에는 해당 콘텐츠에 언급된 제품 이름과 가격이 뜬다.

LF몰은 기존 고객들이 구입 대상 브랜드가 뚜렷한 ‘목적구매’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우선 집중했다고 한다. 장 매니저는 “저희 소비자들은 상품을 먼저 검색하고 홈페이지에 들어왔다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 들어오신 분이 조금이라도 더 머물 수 있게 가볍게 읽을 거리·볼 거리를 제공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LF몰 콘텐츠에는 인풀러언서들이 많이 등장한다. 패션회사들이 이런 유튜버와 협업하는 이유에 대해 장 매니저는 “단순히 유명한 스타를 쓰는 게 아니라 팬덤이 있는, 실제 제품 소비로까지 영향력이 이어지는 세일즈파워를 가진 인풀러언서들과 주로 협업한다”고 설명했다.

장 매니저는 “협업한 제품은 인풀러언서에게 디자인 비용을 주거나 나오는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덧붙였다.

콘텐츠를 위해 장 매니저는 에디터나, 작가, 사진가와도 함께 일한다. 고객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문구, 분위기의 화보를 파악해서 그걸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서다. 장 매니저는 “예를 들면 트위드(tweed) 재질의 옷을 좋아하는 40대 전문직 여성이 있다면 이 분과 협업해 이 분의 스타일링 속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라며 “과거 패션잡지들이 했던 역할까지 패션회사가 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패션회사가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온라인 판매 경쟁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 매니저는 “지금은 모든 커머스플랫폼이 패션미디어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저희 브랜드에 맞는 타깃 고객들을 계속 유지할까라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사실 리빙, 패션, 뷰티 제품을 살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은 너무 많다. 브랜드를 직접 제조하는 회사가 운영하는 자사몰이 있는가 하면, 각종 브랜드를 모아 놓은 무신사 같은 편집숍 성격의 플랫폼도 있다. LF몰은 이런 플랫폼 더미 속에서, 나의 취향과 맞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도구로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스냅샵 탭 오픈 이후 초반 약 2주간 콘텐츠 고객 유입 트래픽이 이전 대비 평균 2배 이상 높게 나오고 있다.

LF몰의 스냅샵 콘텐츠 화면. [LF몰 제공]

LF몰은 스타일, 여행, 라이프스타일, 컬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콘텐츠를 매거진 형태로 만든 서비스를 통해, LF몰에서 직접 구입하는 소비자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내년에는 개인별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인풀러언서들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 매니저는 그럼에도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대라고 강조한다. 그는 “트렌드도 결국 창조가 돼야 확산이 되는 것”이라며 “제조기업에서 계속 신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은 본질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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