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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상에 오른다던 이태리 ‘푸른꽃게’ 수입 ‘제로’인 까닭은 [세모금]
식약처, 신고건수 15일 현재 0건
푸른 꽃게 [AFP=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이탈리아에서 가공비가 더 많이 나올 걸요? 힘들겁니다.”

지난 8월 ‘꽃게’ 매니아들이 기대를 품게 만든 ‘해외 뉴스’가 있었다. 이탈리아의 푸른꽃게 개체수가 폭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부 수산물 수입 업체들은 푸른꽃게를 수입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곧 싼 값의 푸른꽃게가 우리 밥상 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연말이 다되도록 아직 이탈리아산 꽃게가 수입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식품안전의약처에 따르면 15일 기준,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푸른꽃게 수입 신고건수는 ‘0’이다. 수입식품안전특별법은 영업장 판매 목적의 수입품은 식약처에 신고를 하고 안전검사를 받아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개인이 판매목적이 아닌 소비용으로 푸른 꽃게를 들여왔다면 신고할 필요가 없지만, 판매 목적이라면 통관 신고와 함께 식약처에 신고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아직까지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꽃게는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산 푸른꽃게는 동북부의 베네토주가 조개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외래종 게인 ‘푸른 꽃게(블루크랩)’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국내에서 ‘유명’해졌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에게 푸른 꽃게 두 마리를 보여주며 “이 게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미 대서양 연안에 주로 서식하던 푸른 꽃게가 최근 지중해로 유입된 뒤 어패류 양식업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 이후 국내에서는 ‘이탈리아산 푸른 꽃게로 간장게장을 만들자’는 여론이 일었다. 실제로 일부 수산물 수입 업체들은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등을 통해 수입 의사를 타진 했다. 이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10월이면 이탈리아산 푸른 꽃게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수입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산 푸른꽃게는 판매용이 아닌 ‘샘플’로 소량만 들여온 것에 그치고 있다.

이탈리아산 푸른꽃게 수입이 늦어지는 데는 ‘수익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꽃게 등 수산물을 수입하는 회사인 꼬메스의 박경수 이사는 “이탈리아 어부들이 잡는 꽃게의 경우 비싼 이탈리아 물가가 반영돼 비싸게 판매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수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꼬메스는 이탈리아 푸른꽃게와 동일한 꽃게를 튀니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튀니지와 이탈리아는 페리로 18시간 30분 거리다. 박 이사는 “튀니지에서 어부들 사이에서 유통되는 푸른 꽃게 가격은 1㎏당 800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가공비용이 훨씬 비쌀 것”이라며 “(비용을 낮추려면) 튀니지에서 가공 후 수입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수입업체들은 이탈리아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꽃게 수입을 추진한 수산물 수입업체 관계자는 “국내 수산물 수입업체와 현지 업체와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다만 가격이 당초 생각한 것보다 비쌀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업체 측과 논의가 끝나더라도 실제 한국에 들여오기 까지는 한 달 반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올해에는 수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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