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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다 이룬 꿈 하늘에서” 6명 살리고 떠난 청년, 연대 명예졸업장 받았다
고(故) 김도원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14일간 하루에 두 번, 10분 동안의 짧은 만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김도원군의 아버지는 아직도 아들과의 짧았던 만남이 눈에 선하다. 어느덧 김씨에게는 아들이 투병했던 그때 기억이 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됐다.

갑작스런 사고가 닥친 것은 지난 2020년 4월초. 지인을 만나고 귀가하던 김군은 뜻하지 않은 낙상사고로 뇌를 크게 다쳤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그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 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아버지는 강했다. 김씨는 아들이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남길 바랐고, 김군은 6명에게 새생명을 주고 떠났다. 김군이 세상을 등진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모교인 연세대학교는 그를 잊지 않았다.

고(故) 김도원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장실에서는 ‘고(故) 김도원 학생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김군의 부모님, 명재민 연세대 학장, 윤일구 학부장 등 관계자 10명이 함께 했다.

광주광역시에서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군은 어려서부터 밝았다. 다문화 가정이나 소외계층에 관심이 많았고, 학생 시절부터 다른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습 기부도 해왔다. 중학교 때는 관현악단 단원으로 지역사회에 문화 봉사활동을 했고, WHO 사무총장이라는 꿈을 위해 노력한, 그야말로 따뜻한 학생이었다.

고(故) 김도원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아버지는 따뜻했던 아들의 마지막이 새생명을 살리는 길이길 바라며 뇌사장기기증을 했고 아들의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 등은 6명의 생명을 살렸다.

아들과 함께 했던 그 ‘10분’을 떠올리며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투병 중 14일 동안 하루에 두 번, 10분간의 만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그때 아들이 전해준 따뜻한 손의 온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어. 그 온기를 잊지 않고, 이웃과 사회에 전달하며 너의 마음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살게.”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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