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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팔린다…”소주·맥주 비싸졌는데 와인만 싸진 이유는? [푸드360]
연말맞이, 와인 할인대전 한창
수요↓…수입량 2년 전 4분의1 수준
재고소진 위한 할인 늘어날 전망
와인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소주·맥주 가격이 오른 가운데 와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배경이 눈길을 끈다. 일부 업체에서는 매출 역신장이 감지되면서 연말, 연시를 겨냥한 재고떨이에 사활을 건 곳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A사는 올해 1~11월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코로나19로 홈파티가 증가했던 2021년 25%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신장률의 경우 지난해 2.3%로 하락하며 인기가 시들해졌다.

[헤럴드경제DB]

이런 상황에서 연말 할인 등 와인 행사가 진행되며 체감 가격은 내려간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과실주의 11월 소비물가지수는 96.88로, 소주(114.72)·맥주(112.45)·양주(115.99) 등 다른 주류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가 100보다 아래이면 기준연도보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린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당시, 와인 할인 가격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말·연시 각종 할인 행사로 와인값이 싸지고 있지만 문제는 와인 시장이 동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엔데믹과 더불어 위스키, 하이볼 인기가 늘면서 와인 수요가 줄어든 상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와인수입량은 4만7500톤(4억2678만달러)으로 지난해 동기(5만8491톤, 4억8274만달러)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2년 전인 2021년 1~10월(6만3410톤)과 대비했을 때는 4분의 1이 감소한 양이다.

업계에서는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가 늘면서 각종 할인 행사가 절실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재고 물량이 많으면 신규 발주가 어렵고 영세한 사업체라면 자금 압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발주량 조절이 가능한 유통 채널의 경우에는 각종 할인 행사로 재고 소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와인 [게티이미지뱅크]

주류수입협회 관계자는 “올해 내내 재고가 쌓여 있는 곳들은 최대 70~80%까지 할인을 하면서 상품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 정도는 되어야 정상적인 발주가 제대로 이뤄질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들해진 와인의 인기는 업체들의 매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국내 1위 와인 수입사인 신세계L&B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0억4200만원의 분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상태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와인 매출이 3분기 기준 9.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1~2만원대 가성비 와인 중심의 행사를 늘리며 매출을 키우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1만원대 가성비 와인 ‘Tasty’ 시리즈 ‘캘리포니아 까베르네 소비뇽’과 ‘샤르도네’ 2종을 출시하고 이날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편의점 CU는 15일부터 31일까지 인기 와인 10종을 최대 33% 할인된 가격으로 할인 판매한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성장했던 와인 시장에 대해서는 침체기냐, 안정기냐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와인시장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한 측면이 있어서 기저효과가 나타난 측면과 더불어 최근 상대적으로 위스키, 하이볼 열풍이 불면서 주류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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