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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 정점 도달, 연준 인하시점 논의 시작” [미국 금리인상 사실상 종료]
“ 오랜 긴축에 발생할 위험 알아”
개인소비지출 2년7개월만 최저
실업률 안정세 견고한 노동시장
“파월, 빠른 산타클로스 변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시기를 위원들과 논의했다”면서 정책 완화(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됐다고 말했다.

미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고수해 온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했음을 선언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의 발언은 연준이 이날 발표한 금리 전망 점도표에서 내년에 세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가 예상된 것과 함께 연준의 정책 전환(피봇)을 상징하는 주요한 근거가 됐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긴축 정책에) 너무 오래 매달릴 경우 발생할 위험을 알고 있고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긴축 정책이 너무 빨리 끝날 경우 다시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가능성을 꾸준히 지적해온 것과는 큰 온도 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빨리 산타클로스로 변신했고 그것은 180도 달라진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정책 전환 카드를 꺼내든 것은 그동안 취해 온 긴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는 점이 지표를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해 지난달 3.2%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근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도 지난 10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세가지 영역, 즉 상품과 주거비,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 모두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우리가 진전을 보고 싶어했던 주거비 제외 서비스 물가(슈퍼코어인플레이션)도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서비스 업종이 포함된 슈퍼코어인플레이션은 가격 구성 요소 중 인건비의 비중이 커 고용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 10월 3.9%에서 지난달 3.7%로 낮아지며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노동부의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에 따르면 10월 구인 건수는 전월보다 61만7000건 감소한 870만건으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광란의 노동력 부족 시대를 우리는 이제 지나왔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1년 전을 되돌아보면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발생하지 않았고 노동시장의 수요와 참여율이 높았다”며 “팬데믹으로 인한 병목현상도 해소돼 공급이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준과 파월 의장의 변화된 모습을 전문가들은 일제히 반겼다. 크리스텐 비터 시티그룹 북미투자 책임자는 “지금까지 문제는 연준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응하느냐 아니면 시장이 연준에 맞추느냐였다”면서 “연준은 세차례의 베이비스텝 예고를 통해 이러한 격차를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추가 긴축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점도표를 보면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면서 “내년 6월 첫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연준은 그동안 단행해 왔던 공격적 금리 인상 행진이 마침내 끝났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고 했고 골드만삭스는 “당사의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회의였다”고 해석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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